[세월호 참사] 침몰 중인 '대한민국호'…朴 선장에 달렸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광고. (유튜브 영상 캡처)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다를 가르고 거대한 배 한 척이 성난 파도 속을 항해한다. 이내 화면이 암전되면 비장한 멘트가 흘러 나온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대선광고의 한 장면이다.

철 지난 광고임에도 아래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세월호 참사로 다시금 박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

박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하면서 내세웠던 공약문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참모들이 '국민행복', '아이안전' 등의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과 '안전'이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 등은 현재 상황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같은 맥락에서 SNS 상에는 지난 2011년 방영된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속 한석규(세종 역) 대사 역시 재조명 받았다.

(사진=트위터 캡처)
비록 드라마지만 세종은 "이 조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 책임이다. 꽃이 지고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내 책임이다"라며 "그게 임금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어떤 변명도 필요없는 자리"라고 책임감 있는 군주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전 국민의 바람을 명확하게 대변하고 있다.

'징벌자'가 아닌 '책임자'. 국민들은 지금 어느 때보다 박 대통령에게 '책임'의 리더십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선장의 행동을 '살인과 같은 행위'로 규정하고 정부 부처 관계자들에게 엄포를 놓는 박 대통령의 행보는 지켜보는 이들을 실망에 빠뜨렸다.

한 네티즌은 이를 두고 "최종 책임자가 자신의 책임임을 고백하는 대신 '책임질 사람에 대한 색출 의지'를 과시하는 단죄자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차지했다"며 "침몰하는 시스템에서, 대통령은 그렇게 가장 먼저 '탈출'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 김모 씨도 댓글을 통해 "파도를 이기기 위해 들어가야 한다지만 정부는 안전을 운운하며 정작 구해야 할 사람들은 버렸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진도 방문 직후인 지난 18일 71%까지 상승했지만 23일 56.5%로 하락했다.

"경험 없는 선장은 파도를 피해가지만 경험 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

2년 전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국민들에게 위기 속으로 뛰어드는 '경험 많은 선장'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결국 선장의 자리에 섰다.

이제 슬픔에 침몰 중인 '대한민국'호의 운명은 키를 잡은 선장, 박근혜 대통령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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