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유지 책임자인 에르브 라두스는 안보리 회원국들을 상대로 최근 남수단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극을 비롯한 폭력사태의 참상을 브리핑한 뒤 남수단내 폭력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라두스는 비공개 안보리 회의가 끝난 뒤 "폭력의 순환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인도적 재앙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라르 아로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도 "난민들에게 안전한 장소는 없다"면서 "우리가 제재의 길을 밟을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정치적 훼방꾼'과 민간인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자들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남수단에서는 지난주 살바 키르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의 반군이 정부군과 교전 끝에 북부 유전지대인 벤티우를 재탈환한 후 이슬람 사원과 가톨릭 교회 등으로 피신한 민간인들을 대량 학살했다.
수백 명의 희생자 대부분은 남수단 최대 부족이자 카르 대통령이 속한 딘카 부족 출신으로 마차르 전 부통령은 남수단 두 번째 규모인 누에르족 출신이다.
유엔에 따르면 이슬람 사원 한 곳에서만 200명 이상이 학살됐으며 4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남수단 정부군과 반군간 유혈분쟁으로 지금까지 수천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난민 가운데 7만5천명은 남수단 곳곳의 유엔기지에 피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남수단의 폭력사태가 고조되자 이달초 남수단내 폭력행위를 부추기는 개인과 집단에 대해 비자 금지 및 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남수단내의 인종적 동기에 의한 잔학행위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안보리가 나서서 벤티우 학살사건의 진상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