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침몰]구명뗏목 작동 실제로 안 해보는 여객선 점검

검찰·유관기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특별점검시 드러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3일 오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실시된 선박 관리 실태 점검에서 점검 방법 등에 허점이 속속 드러났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단 1개만이 정상 작동한 것으로 알려져 전 국민을 안타까움에 빠트렸던 비상용 구명뗏목을 해상에서는 실제로 작동을 해보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개선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특별점검은 검찰과 유관기관이 참여, 오후 4시부터 2시간여 동안 정박된 여객선 '플라잉카페리호'(인천∼연평도)와 서해누리호(인천-풍도 여객선)에서 이뤄졌다.

선박서류 관리실태, 선박시설과 설비, 구명장비와 설비 상태, 탈출 설비 등 모두 8개 항목으로 나뉘어 실시된 점검 과정에서 구명뗏목 작동 점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런데 구명뗏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이 실제 해상에서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수동으로 바다로 떨어뜨린 구명뗏목이 완전하게 펼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합동점검단이 작동 시범을 보인 것이었다.

실제 점검 방법은 정비업체가 갑판에서 구명뗏목을 떼어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점검이 완료되면 점검 확인서를 붙인 구명뗏목이 다시 배에 장착되는 식이다.


점검 현장에 나온 해경 관계자는 구명뗏목이 정상 작동한다는 사실은 이 확인서와 외관만 보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세월호도 지난 2월 안전점검에서 구명뗏목이 모두 정상인 것으로 조사됐었으나 실제로 정상 작동된 것은 전체 46대 중 1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명뗏목이 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배를 인양한 뒤에 정확히 밝혀질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명뗏목은 기본적으로 배가 침몰하면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배에서 떨어져 나와 펼쳐지게끔 돼 있다.

그러나 이번 시범에서처럼 수동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선원으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세월호 사고처럼 선장과 선원들이 배에서 먼저 탈출해버린 상황에서는 승객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해경은 배에 실은 차량을 고정시키는 잠금장치 위치 등까지 상세히 표기한 안내도를 마련할 것을 선사 측에 요구했다.

세월호에서 화물이 제대로 결박돼 있지 않아 배가 기울 때 화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갑판 잠금장치가 안전사고를 막는 중요한 장치로 부각됐다.

한편 이날 특별점검에는 인천지검, 항만청, 해양수산부, 인천시청, 소방안전본부, 한국선급협회 인천지부, 선박안전기술공단 인천지부 등이 참여했다.

특별점검은 4월 말까지 계속 이뤄질 예정이다.

인천지검은 "운항 중인 여객선 등의 안전 상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안전운항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점검을 실시하게 됐다"고 특별점검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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