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재난상황에서도 '갑질'하는 안행부

파김치된 자치단체에 공무원 파견요구, 정작 단순업무투입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부실로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 지적을 사고 있는 안전행정부가 재난관리 상황에서도 자치단체를 상대로 공무원 파견을 요구하는 등 '갑질'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행정부는 "중앙 재난안전대책본부에 근무할 공무원이 필요하다"며 전라남도에 서기관(4급) 공무원 2명을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사고 수습지원에 사실상 전 직원이 비상근무 중인 상황에서 서기관급이 2명이나 빠질 경우 업무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전남도의 요청에 따라 직급을 낮춰 사무관(5급)급 2명을 파견받아 지난 18일부터 근무시키고 있다.


전남도가 파견한 사무관 1명은 대 국회업무와 정부 부처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서울사무소장이고 다른 1명은 안전총괄과의 핵심요원인 경보통제 담당이다.

서울 사무소장은 재난안전 업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공무원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 2명의 사무관도 지난 18일부터 계속된 근무로 체력적인 한계상황에 다다르게 되자 전남도는 주무관(6급)급 공무원 2명을 교대로 매일 서울에 있는 중앙 재난안전 대책본부로 파견을 보내고 있다.

중대본에 파견된 전남도 공무원은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대본 간의 전화연락을 담당하는 등 제한된 또는 단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업무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까지 파견을 받아야 하는 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안전행정부가 사고 대처는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구시대적인 '구색갖추기식' 행정에만 몰두하고, 나아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진도 현장 구호와 응급 의료 지원만으로도 벅차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가중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에 있는 공무원을 지원받아도 부족할 상황에서 정작 현장에 있어야 할 공무원을 파견하라는 안행부의 지시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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