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선거용 애도문자'를 보내 질타를 받은 후보명단을 누리꾼들끼리 수집·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인데, 긍정적 반응과 함께 일부에서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사고를 선거운동에 이용…선거 때 심판하자"
세월호 사고 이후 인터넷에 등장한 '우리는 올바른 정치를 원합니다(kmcast.com/leak)' 웹사이트.
일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이 애도의 뜻을 담은 문자메시지(SMS)를 유권자들에게 대량으로 보냈다 '사고를 선거운동에 이용했다'는 비난을 산 가운데, 이들의 명단이 지역별로 정리돼 제시된 것이다.
300명에 가까운 누리꾼들이 자신이 받은 문자를 '제보'했다. 대전과 세종·충남지역 예비후보 10여 명의 이름과 사진, 문자내용 등도 함께 실렸다.
웹사이트 운영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판단은 보는 이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22일 현재 해당 사이트는 '문자를 보낸 후보 가운데 일부만 실리면 후보 간 형평성에 어긋나고, 이것이 선거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일부 의견을 운영자가 받아들이면서 폐쇄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으며 인터넷 동호회와 카페, 블로그 등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번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얌체 정치인들을 욕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정치하게 만든 것도 결국 우리"라며 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 "문자로 시작된 관심, 정책 관심으로 이어져야"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등 일각에선 이 같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지지하면서도 '방식'에 대해서는 걱정을 드러냈다.
'애도문자 발송 여부'라는 일부분만을 후보 전체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삼을 경우 '반쪽 후보검증'에 그칠 수 있다는 것.
일부 얌체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에서 비롯된 온라인 낙선운동이 보다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정책'에 대한 관심과 논의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애도문자'가 지방선거와 후보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만큼 그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서로 나누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