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세월호는 교신용 초단파무선통신(VHF)기 3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대는 16번(전세계공용)에 채널이 맞춰져 있었고 다른 한대는 67번(진도)에, 나머지 한대는 12번(제주)에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6번과 67번 채널에 맞춰진 2개 통신기는 꺼둔 채 12번 채널만 켜놓고 운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선박의 좌초나 침몰 등 위급시 해당 선박은 16번 채널을 통해 주변 선박을 향해 "메이데이(MAYDAY)"를 3번 외쳐 상황발생을 알려야한다.
여객선 등의 선박이 해상에서 좌초나 침몰 등의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전세계 공용 초단파 무선채널로 조난신호(MAYDAY)를 보낸 뒤 구조를 요청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공개된 세월호의 교신음성기록 어디에도 이같은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세월호 선원들은 비상 상황시 구명정과 구명뗏목을 전개하고 퇴선 사다리와 기타 안전 관리 시설을 준비해야하는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
특히 선내에는 비상시 승객에게 탈출할 것을 알리도록 비상벨이 설치돼 있었지만 벨 역시 끝내 울리지 않았다.
일부 선원들은 해상사고시 어린아이와 여성부터 우선적으로 구해야한다는 불문율도 어겼음은 물론이다.
국내 최대 여객선을 운항하는 선원들이 기본적인 교신 및 퇴선수칙마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질과 소명의식의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등항해사 최모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선원들이 기본적인 항해 수칙만 지켰어도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거나 희생자를 많이 줄였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청해진해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선원안전교육비용으로 쓴 돈은 54만1,000원에 불과했다. 1인당 4,000원 꼴이다.
또 청해진해운 전체 승무원의 절반 이상, 선박직 15명 중 9명은 6개월~1년짜리 단기 계약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의 안전불감증과 열악한 근무조건이 직원들의 근로의욕을 저하시켜 이번 참사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