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무게중심 높아졌는데 '복원성'은 좋아졌다고?

선체 무게 중심 51㎝ 상승…평형수로 조절하라

세월호 여객선 설계도. (해양수산부 제공)
침몰된 세월호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 49분 36초에 급회전하면서 20초 뒤에 기울기 시작해 복원성을 상실한 것으로 항적도 분석 결과 드러났다.

그런데 선박검사 대행기관인 한국선급(KR)은 세월호가 지난해 1월 객실 증축을 포함한 구조변경을 통해 오히려 복원성 능력이 크게 좋아졌다는 판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선급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 세월호 시설 증축…무게중심 51㎝ 높아졌다

한국선급은 세월호가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뒤 지난 2012년 8월 29일부터 2013년 2월 6일까지 여객설비 증설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선급은 세월호 복원성 검사를 공사준공 보다 13일 앞선 2013년 1월 24일 실시했다.

복원성 검사 결과 세월호는 시설 증축으로 인해 배의 무게가 일본에서 도입될 당시 5,926t 보다 3.15%인 187t이 증가한 6,113t이 됐다.

이에 따라 세월호의 무게 중심(VCG)은 11.27m에서 11.78m로 51㎝ 높아졌다. 또, 순수여객 탑승인원은 804명에서 921명으로 117명 증가했다.

◈ 한국선급…세월호 증축 후 '복원성 향상됐다' 판정

이와 관련해 한국선급은 세월호의 무게중심이 올라간 만큼 복원성 유지를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세월호의 승객무게를 포함해 차량과 컨테이너 등 모든 화물 중량을 2,525t에서
1,070t으로 줄이도록 했다. 시설 증축 이전 보다 무려 58%인 1,455t이 줄어든 것이다.

대신, 복원성을 높이기 위해 세월호의 밸러스트(평형수)를 370t에서 1,700t으로 늘리도록 조치했다.

한국선급은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세월호의 복원성이 시설 증축 이전보다 오히려 크게 좋아진다고 판단했다.

◈ 한국선급 복원성 조건…안이한 판단

한국선급이 세월호의 복원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분석해 승인해 준 것은 공학적 판단일 뿐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건을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제대로 이행했는지, 그리고 점검기관인 해운조합 운항관리실이 지도감독을 철저히 했는지가 중요하다.

청해진해운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화물을 과적했거나,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평형수를 적게 실었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침몰된 세월호는 승객과 차량, 화물을 포함해 모두 적재중량만 2,300여t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선급이 조건으로 제시한 1,070t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 평형수의 경우도 얼마를 실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세월호가 급선회 20초만에 기울어져 표류했다는 점에서 복원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추정은 가능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배의 총 무게가 줄어들수록 연료비는 줄어든다"며 "일부 여객선들이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평형수를 기준 보다 적게 실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형수 탱크의 경우 밀폐돼 있는 만큼 세월호를 인양해 보면 평형수가 얼마나 실려 있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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