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수사본부는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한 급격한 항로변경의 원인과 대피 지연 이유는 여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1일 밤 늦게까지 이미 구속된 선장 등 3명 외에 4명의 승무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사고 전후 배의 상태와 대피지연 등에 대해 조사했지만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승무원들은 진술 내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수사본부가 승객을 배에 둔 채 먼저 탈출한 승무원을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들도 곧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수사 성과는 별 것이 없다.
수사 착수 이후 나흘 동안 검경합동수사본부가 밝힌 것은 세월호 침몰이 급작스런 또는 과도한 항로변경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뿐이다.
항로를 왜 급작스럽게 변경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 착수단계에서부터 줄기차게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수사본부는 답이 없다.
사고 당시 초보 3등 항해사에게 운항을 맡기고. 긴급 교신은 1등 항해사에게 하도록 한 선장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수사본부는 운항을 했던 3등 항해사가 진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이른바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사고 전 1시간 전부터의 교신내용만, 그것도 일부만 발췌해 공개하고 있지만 출항이나 사고해역 진입 시점에서부터 교신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누구의 지시로 대피하지 말라고 선내방송을 했는지도 오리무중.
특히 일부 승무원과 승객, 인근 어민들의 증언에 나타난 사고 발생 1시간 전 세월호의 이상 징후에 대한 의혹도 명쾌하게 풀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