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특히 수색과 구조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사망자 숫자만 늘어나면서 가족들의 분노와 좌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CNN은 20일(현지시간) 진도항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밤을 지새우며 자녀들의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들의 애끓는 심정을 보도했다.
부모들은 진도항에서 자식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들이 지켜본 것은 싸늘한 주검뿐. 경찰 보트가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해올 때마다 항구에서 기다리던 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오열한다고 CNN은 전했다.
한 부모는 CNN에 "우리 아이가 아직 저 차갑고 어두운 바다에 있다"면서 "우리 애를 살려 달라"고 애원했고 또 다른 부모는 "살아만 있다면 내가 바다에라도 뛰어들겠다"고 절규했다.
그러나 이같은 슬픔과 비탄은 곧바로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해경의 구조 상황 브리핑이 이뤄지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한 부모는 "어느 누구도 제대로 답변해주지 않고 책임만 전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부모는 "도대체 변한게 무엇이냐"며 "이런 식으로 한다면 1년, 2년, 3년이 걸릴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CNN은 한 부모의 말을 인용해 "그 어디에도 이런 지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CBS는 실종자 가족들이 시신 조차 찾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절망에 사로잡혀있다면서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조와 수색이 지지부진하는 등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분노가 폭발한 실종자 가족 100여명이 "청와대로 가자"는 상황까지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를 경찰이 막아서자 한 부모는 "(대응을 제대로 못한) 정부가 우리 애를 죽였다"고 외쳤다고 CBS는 전했다.
영국 BBC도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를 향하자 경찰이 막아서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보도하면서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고의 여파가 정부에 악영향을 줄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