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이준석 선장 "국민과 유족께 죄송"…혐의는 부인

"먼저 내리지 않았다", "구조선 도착안해 선실에 있으라고 했다"…검찰, 선장 등 구속

침몰된 '세월호' 여객선 이준석 선장 (사진=박형주 기자)
침몰하는 여객선에 승객을 남겨둔 채 탈출한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와 3등 항해사 박모(여·26) 씨, 조타수 조모(55) 씨가 19일 새벽 구속됐다.


이 씨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면서 취재진에 입을 열었다. 함께 구속된 3등 항해사 박 씨는 아무말 없이 흐느끼기만 했다.

이 씨는 국민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선뜻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투였다.

그는 알려진 바와 달리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선원들에게만 퇴선 명령을 내린 게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승객을 두고 먼저 내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선장님이 먼저 내렸지 않았냐"고 묻자 "아니다"고 짧지만 단호하게 밝혔다.

승객들에게 선실에 머물러 있으라고 한 데 대해서는 구조선이 도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바닷물에 뛰어들었다가는 곤란한 점이 많았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배가 상당히 많이 기울었는데도 선실에 있으라고 한 이유에 대해 "(침몰 장소는) 당시에는 조류가 상당히 빠른 곳이다. 수온도 차고… 만일에 라이프자켓(구명조끼)을 입지 않고, 입었다 해도 마찬가지지만 판단없이 퇴선하면 상당히 멀리 떠밀려 가고, 곤란한 점이 많을 것으로 사료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구조선도 안왔고 주위에 인명구조하는 어선이나 주위에 협조선들도 없었던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여객선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시간에 대해서는 당초 오전 9시 50분쯤이었다고 했다가 한 시간 앞당긴 8시 50분쯤으로 말을 바꿨다. 그 전에는 이상 징후를 못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간대는 선실에 있던 학생이 배가 기울고 있음을 느끼고 아버지에게 연락을 했고,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한 때다.

자동차의 핸들에 해당하게 조타다. 급격한 방향선회가 침몰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조타수가 조타를 돌릴때 어디 있었냐는 질문에는 "잠시 침실에 볼일이 있어서 잠시 갔다 오는 사이에 그렇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타를 돌릴 때 없었던 게 아니라 그 항로를 지시"한 뒤에 침실에 잠시 다녀왔다는 것이지만 석연치는 않다. 이 씨는 술을 먹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씨와 함게 구속된 조타수 조 씨는 평소처럼 조타를 돌렸으며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다"면서 "조타가 유난히 빨리 돌았다"고 주장했다. 조타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었을 가능성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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