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대한민국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온 국민 ‘세월호’ 트라우마에 시달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피해 가족들이 진위여부가 파악되지 않은 '생존자 명단' 메시지를 확인한 후 기뻐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온 국민이 ‘세월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부터 나흘째 TV의 실종자 수색작업 생중계를 지켜보며 자신도 모르게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객선이 사고신고 직후부터 바다에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2시간 동안 이미 탈출한 승객들 외에는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승객들은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부의 위기대응을 지켜본 국민 전체가 집단 멘붕에 빠져든 것이다.

사고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는 구조작업을 보면서 국민들은 탄식하고 절망하고 분노하고 불신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생존자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국민들에게 정부는 19일 오전 4층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 3구를 찾아냈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다.

세계 선진국 순위, 삶의 질 순위 12위. 경제력(GDP)순위 25위, 1인당 국민소득 2만6천달러의 대한민국 정부가 한 일은 여객선이 침몰한지 만 나흘이 지나도록 탑승객 인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오락가락 발표였다.

단 한명의 생존자도 구조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면서 대한민국의 선진국 시계는 진도 앞바다에서 가장 후진국의 전형으로 멈춰선 채 바뀌어 버렸다.

정부가 위기 대응에서 이처럼 무능을 드러내고 있는 동안 단원고 학생과 가족, 안산시민들 모두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트라우마가 커지고 있다. 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대형 사고를 접한 일반 국민들에까지 트라우마로 전해지고 있다.


며칠째 TV뿐만 아니라 모든 뉴스가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사고를 생중계하다시피 하면서 심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자녀를 둔 대한민국의 학부모들은 단원고 사고로 밤잠을 설친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

광주 올리브씨드 병원 박태석 박사는 “이번 사고로 막연한 불안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과민성을 동반한다는 상담 환자들이 있다”며 “충격적인 사고를 간접 경험한 경우 정상인도 반복적으로 사고를 떠올리거나 꿈을 꾸며 심한 고통을 겪는 불안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TV 생중계를 너무 반복적으로 보다보면 단순한 공포나 불안증상을 느끼거나 불면증과 두통ㆍ우울증ㆍ악몽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사람은 초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심한 증상을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며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는 국민 전체를 패닉상태에 빠뜨리며 절망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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