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영혼 결혼식이라도…' 결혼 앞둔 연인 세월호에 함께 탔다 참변

故 김기웅 씨 빈소(인천 길병원)
결혼을 약속한 20대 연인이 여객선 세월호에 함께 탔다가 침몰 사고로 숨진 사연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연인은 선상 아르바이트 직원인 김기웅(28) 씨와 세월호 승무원인 정현선(28)씨다.


18일 인천 길병원에 차려진 김 씨의 빈소에선 김 씨의 모친 김광숙(59) 씨가 세월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아들의 친구를 붙잡고 "둘이서 끝까지 같이 있었대...애들이 불쌍해서 어떻하냐"며 오열했다.

숨진 김 씨의 친구는 여객선 침몰 당시 통로 쪽에 있다가 물이 찼을 때 몸이 뜨면서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문 안쪽에 있던 김 씨는 뜨지 못했다.

어머니 김 씨는 "처음엔 세월호 승무원인 현선이가 안전한지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기웅이 이모부한테서 기웅이도 세월호에 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울먹였다.

이어 "아들은 그동안 같은 제주노선인 오하마나호만 탔다"면서 "사고 소식을 들었어도 기웅이가 세월호를 탄 사실은 몰랐다"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김 씨는 "둘이 사귄지는 4년됐는데 기웅이를 올해 가을쯤에는 결혼 시킬 계획이었다"면서 "현선이 부모님과 상의해 영혼결혼식이라도 시켜 좋은 곳에서 둘이 행복하게 살게해야겠다"고 말했다.

인천대를 다니던 김 씨는 군복무를 마친 뒤 용돈을 벌기위해 4년 전 선상 불꽃놀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세월호 승무원인 정현선 씨를 만났다.

김기웅 씨의 발인식은 오는 19일 오전 치러지며 장지는 부평승화원이다. 정현선 씨 시신은 현재 목포중앙병원에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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