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튜닝만도 못한 선박개조, 참사 불렀다"



- 영세 해운사들, 낡은배 사들여 증개축
- 수익성 위해 무리한 확장 많이 해
- 수직 증축 세월호, 무게중심 위로 쏠려
- 구명정 위치 개조는 있을 수 없는 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진행 : 박수한 선박운항장비업체 KCC 대표

도대체 이 큰 배가 왜 갑자기 45도 좌현으로 기울어졌을까요. 선박 설계전문가들은 이렇게 큰 선체가 그렇게 빨리 큰 각도로 기우는 현상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급격히 방향을 틀면서 물건이 쏠린 거든 암초에 부딪친 거든 일단 선박 자체가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큰 사고는 안 났을 거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이 부분 짚어봅니다. 선박 운항장비 제조업체입니다. KCC전자의 박수한 대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박수한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 박수한> 네, 박수한입니다.

◇ 김현정> 일단 이 세월호는 만들어진 지 20년 된 배라고 하는데 이 배라는 게 건조 후에 얼마까지 쓸 수 있는 거죠?

◆ 박수한> 선박의 선령은 정확하게 명문화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운항을 하면서 또는 자체의 안전성 평가 이런 거를 기준으로 한다면 일반적으로 20년이 선박을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연령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일반적인 연령 20년, 법으로 딱 정해져 있는 건 없나요?

◆ 박수한> 사용기한을 법제화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보통은 20년이라는 이야기는 지금 이 세월호라는 것은 이미 20년을 채운, 사람으로 따지자면 거의 노년기에 접어든 배이군요?

◆ 박수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본에서 쓰던 배를 18년째 되던 해에 중고로 수입을 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중고로 수입을 해 오는 일은 흔한 건가요?

◆ 박수한> 흔한 정도가 아니고 현실적으로 국내에서는 그렇게 일본에서 중고선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그런 현실입니다.

◇ 김현정> 흔한 정도가 아니라 이건 거의 현실적으로 다 이런다?

◆ 박수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우리가 선박 잘 만드는 나라 아니에요?

◆ 박수한> 맞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배를 건조하는 것과 그걸 사들여서 운항하는 것은 또 다른 거죠. 해운사의 여러 가지 경제논리가 뒤따르는데 실제로 국내의 경우, 여객선을 운행하는 해운사들은 상당히 영세한 편입니다.

세월호 설계도 (해양수산부 제공)


◇ 김현정> 대부분 영세업체들이다, 대기업이 아니란 말씀이세요.

◆ 박수한> 네, 그래서 실제로 지금 세월호 같은 경우는 알려진 것이 150억 내외 정도 투자를 해서 도입을 했는데요, 만약 이 정도 규모의 배를 실제로 건조를 하게되면 그 도입한 가격의 10배 정도 한 1500억 정도, 1600억 이 정도의 많은 돈이 소요가 됩니다.

◇ 김현정> 중고로 사올 때는 150억이라면 그냥 이걸 건조를 하려면 1500억, 10배가 든다?

◆ 박수한> 네, 그렇기 때문에 영세한, 아주 영세한 연안 해운사 입장에서 보면 수익을 창출을 하려면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수령이 낡은 배를 사왔다면 우리가 오래된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듯이 내부든 외부든 손을 보고 다들 쓰겠네요?

◆ 박수한>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리모델링해서 오래 된 부분을 수리하거나 그다음에 또 그것이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서 점검을 해서 그렇게 보완을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이제 실제적으로는 뭐랄까, 좀 악용된다고 할까요, 그런 부분이 현실적으로 있는 거죠.

◇ 김현정> 악용된다, 그러니까 겉에 페인트칠해서 깨끗하게 만들고 부속품 낡은 거 새 걸로 교체하고 이런 것만 하면 좋은데 해서는 안 될 부분까지 리모델링을 해버린다, 이런 말씀이세요? 예를 들면 어떤 부분을 건드린다는 말씀이십니까?

◆ 박수한> 그러니까 대부분은 배를 수입을 해서, 수입을 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또 돈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 돈이 들어간 부분을 실제로 수익과 연결을 하기 위해서는 승객을 많이 실을 수 있고 그다음에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도록 그렇게 증축하는 개념으로 개조를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세월호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우리가 한번 생각을 해 보죠. 이 세월호 같은 경우는 어떤 부분을 뜯어고쳤습니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어떤 부분을?

◆ 박수한> 일반적으로, 관행적으로 제가 예측한 대로 객실을 증축했을 것이다.

◇ 김현정> 객실을, 결국은 사람 더 받기 위해서 객실을 늘렸을 것이다?

◆ 박수한> 그렇습니다. 지금 세월호 같은 경우는 실제로 맨 위의 칸, 맨 위층에 한 층을 더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1, 2, 3, 4층만 원래는 있었나 보군요, 원래는. 그런데 지금 이 배는 5층까지 있다는 얘기잖아요?

◆ 박수한> 그렇죠, 5층이 증축된 부분이라는 거죠.

◇ 김현정> 빌딩으로 따지자면 한 층을 그냥 올려버렸다?

◆ 박수한> 지금 거기 보면 라이프 보트가 위치가 옮겨지면서, 아주 구조가 많이 바뀌게 된 부분은요, 이런건 선진국이라면 있을 수 없는 그런 개조인 거죠.

◇ 김현정> 5층으로 한 층을 증축한 부분 한 곳. 또 지금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선미 부분에도 객실을 늘렸다, 즉 화물을 실어서 바닷속으로 가라앉아서 중심 잡아야 될 부분인데 거기가 객실이 되면서 배가 좀 붕 떠오른 건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 박수한> 그런 뒷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사진 상에 일본에서 건조할 당시의 사진과 현재 세월호가 수리를 한 다음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후미 부분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맨 5층이 전반적으로 한 층이 추가된 그 부분에 대한 것이 현실적인 문제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 구조작업 현장


◇ 김현정> 제일 크다고 보시는 거군요, 5층 증축이. 그런데 이 정도만으로 배가 침몰하는 데 영향을 줬다? 정말 그럴 수 있는 건가요? 비전문가 입장에선 선뜻 이해가 가진 않는데...

◆ 박수한> 네, 지금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세월호의 경우에, 실제로 그렇게 증축을 하면서 총 톤 수가 약 240톤 정도가 늘어났거든요.

◇ 김현정> 배의 중량이 늘어났다? 배 자체의 중량이 늘어났다는 말씀이세요.

◆ 박수한> 네, 수직 증축 하면서 자체 중량이 늘어나는 것은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의미도 되지만요, 그 배의 무게중심이 상당히 위로 올라갔다는 얘기도 됩니다. 무게중심이 낮게 깔려 있어야 선박이 안전한데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갔기 때문에 배를 운항하기가 전보다 어려워졌다는 거지요.

◇ 김현정> 사람으로 따져도 그렇죠. 아기들도 머리가 무거울 수록 중심을 잘 못 잡을 수 있잖아요.

◆ 박수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수직증축을 하게 되면 무게중심이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실제로 배가 좌우로 기우뚱하였을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복원력이 많이 낮아집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결정적으로 위쪽으로 수직증축을 한 부분, 한 층을 더 쌓은 부분이 굉장히 이게 문제가 있었다라고 지적을 하시는 거네요.

◆ 박수한> 그걸 보완하려면 수직증축을 한 다음에 무게중심이 올라온 부분을 내리기 위해서, 쉽게 말씀드리면 선저에 굉장히 무거운 물질을 선저 바닥에 깔아줘야 됩니다.

◇ 김현정> 보완작업을 했었어야 된다? 지금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세월호는?

◆ 박수한> 제가 봤을 때는... 안 했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 김현정> 왜 안 했을 거라고 추정하세요?

◆ 박수한> 왜냐하면 그것도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또 돈을 들여서 무거운 물질을 깔면 그만큼 물건을 실을 수 있는 용량이 줄어들거든요.

◇ 김현정> 그렇겠네요. 그 공간이 줄어드니까.

◆ 박수한>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원력이 어떻게 되느냐, 이런 부분은 사실은 이거 개조한 다음에 처음에 애초 배가 처음 건조될 당시부터 정확한 경사시험 그다음에 또 해상 시운전 이런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겁니다. 정밀히 측정한 다음에 그것이 안전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평가해야 되는데 계산치에서 계산으로만 그다음에 또 그냥 그렇게 수치적으로만 문서적으로만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서류상으로는 절대 알 수가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런데요 증축을 했으면 이것은 반드시 당국의 감시, 관리 항목에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이 다 통과될 수 있었다는 건 심각한 문제네요?

◆ 박수한> 그렇습니다. 일반 우리가 실제 문서적으로는 증축을 하지 마라는 법 규정은 없습니다.

◇ 김현정> 증축을 하는 게 합법이다?

◆ 박수한> 합법 불법을 떠나 세세한 규정자체가 없다는 거죠.

◇ 김현정> 아예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에...

◆ 박수한> 지금 자동차 같은 경우는 최초의 제원을 변경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자동차는 튜닝 제한이 세세하게 있지요.

◆ 박수한> 선박은 훨씬 많은 인원이 타는 운송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 자세한 규정이 없다는 거예요, 국내법이.

◇ 김현정> 알겠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정확한 규정 없이 그냥 서류검사로만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말씀. 그러면 이런 개조 확장이 세월호 외에 다른 배에도 해당이 되는 얘기란 말씀인가요?

◆ 박수한> 업계 현실이 다 영세하기 때문에 들어오면 반드시 증개축을 합니다.

◇ 김현정> 거의 다라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군요?

◆ 박수한> 현실적으로 거의 다 일어납니다.

◇ 김현정> 거의 다? 알겠습니다. 국내에 있는 다른 화객선들에 대한 점검도 시급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박수한> 감사합니다.

◇ 김현정> KCC 박수한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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