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세월호 희생자에 바친 '시즌 3승'

'희생자들을 위해' 18일(한국 시각) 샌프란시스코와 원정 경기에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낸 LA 다저스 류현진. 이날 경기에 앞서 류현진은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문구를 라커에 붙이고 각오를 다졌다.(사진=게티이미지)
'괴물'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여객선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뜻깊는 호투를 펼쳤다. 시즌 3승으로 온 국민을 위로했다.

류현진은 18일(한국 시각) 미국 AT&T 파크에서 열린 숙적 샌프란시스코 원정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탈삼진 4피안타 1볼넷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2-0으로 앞선 8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브라이언 윌슨에게 넘겼다.


팀이 2-1로 이기면서 시즌 3승째(1패)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ERA) 2.57에서 1점대(1.93)까지 떨궜다.

투구수 112개, 개인 통산 최다 투구수(114개)에 가까운 역투였다. 올 시즌 26이닝 연속, 지난해부터 28이닝째 원정 무실점의 짠물투였다.

경기 전 류현진은 자신의 라커에 자신의 등번호(99번) 대신 'SEWOL 4.16.14'라는 의미심장한 문구를 붙였다. 4월 16일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기리고 사건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전날도 류현진은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모두들 무사히 가족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힘내세요. Remembering the SEWOL disaster…'라는 문구였다.

마운드에 류현진은 평소와 달리 잘 웃지 않았다. 팀이 연패 중인 상황이기도 했지만 고국에서 벌어진 비극을 생각하면 엄숙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매 투구 신중함을 기하는 모습이었고, 결국 슬픔에 빠진 온 국민들을 위로하는 인상적인 투구로 화답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지금 한국에 큰일이 벌어졌고, 국민들이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은 상태여서,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라커 문구에 대해 "통역 마틴 김과 상의해서 했다"고 덧붙였다.

▲5회까지 매회 출루에도 실점은 '0'

류현진은 5회까지 매회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1회 1사 후 천적 헌터 펜스에 중전 안타와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3, 4번 파블로 산도발과 버스터 포지를 범타로 요리했다.

2회도 1사 후 브랜든 벨트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두 타자를 잡았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브랜든 힉스의 평범한 타구를 떨궜으나 재빨리 송구해 1루 주자 벨트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후속 그레고 블랑코의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뒤로 젖힌 가운데서도 잡아내며 실수를 만회했다.

3회도 류현진은 2사 후 펜스의 투수 강습 안타를 맞았으나 산도발을 땅볼로 잡았고, 4회 역시 1사 후 5번 마이클 모스에 첫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벨트와 힉스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2-0으로 5회도 1사 후 에이르 아드리안자를 안타로 내보냈지만 펜스 등을 범타로 처리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는 3~5번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산도발을 삼진, 포지를 3루 땅볼, 모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6회까지 투구수 97개를 찍었지만 7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벨트를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또 다른 천적 대타 앙헬 파간도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후속 블랑코를 3루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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