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표' 한인 여성변호사, 이민사기로 기소

백악관 '변화 챔피언' 명단서 삭제

백악관이 '변화의 챔피언'(Champion of Change)으로 선정한 한인 여성 변호사가 이민사기 사건에 연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이민개혁 반대세력의 정치공작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어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애틀랜타저널(AJC) 등 미국 언론은 17일 한국계 윤모 변호사가 비자사기와 증인 매수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윤씨는 최근 애틀랜타 연방법원에 출두, 검찰의 기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심리에서 무죄를 주장해 정식 재판으로 이어지게 됐다.

검찰은 윤씨의 혐의에 대해 "의뢰인이 영주권을 받도록 허위사실이 기재된 서류를 이민국에 제출했다"며 "의뢰인이 합법적 거주 자격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미국 거주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2011년 연방 국토안보부와 노동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의뢰인에게 허위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씨는 보석금 2만5천달러를 내고 풀려났으며 여권을 압수당한 상태라고 검찰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윤씨는 성명을 내고 "일부 이민개혁 반대 세력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번 사건은 정치권에도 파장을 낳고 있다. 윤씨가 기소되자 백악관은 홈페이지에서 그의 이름과 사진을 삭제하고 "우리는 더는 윤씨를 '변화의 챔피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윤씨는 미국 남부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이민개혁 운동을 주도하고 소수인종, 특히 한인 등 아시아계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부터 두 차례 조지아주에서 백악관 아시아태평양 자문회의 행사를 주관했고 조지아주 의회의 '아시안 입법의 날' 행사도 주도했다.

백악관은 이런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미국사회의 변화를 이끈 인물에게 주는 '변화의 챔피언' 11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보수진영에서는 "오바마가 이민사기를 저지른 변호사에게 상을 줬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윤씨가 선임한 리처드 라이스 변호사는 "변호사는 의뢰인이 제공한 정보의 진실성에 의존하는 직업인데, 더구나 4년 반 전의 문제로 기소한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재판에서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애틀랜타저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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