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부 산하 특별조사팀 오늘 함께 현장조사
- 어선 피하려 급선회한듯
- 평소 다니던 맹골수도 항로로 운항…권고 항로는 큰 의미없어
- 조사팀, 사고 선박 내부적 원인으로 대부분 동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17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성현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교수)
◇ 정관용>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선 배 뒷부분을 1층 더 증축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무게중심이 위로 쏠리면서 급한 조류에 운항 미숙까지 겹쳐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 오늘 이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 진도 현장조사를 하고 온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팀의 일원이죠.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박성현 교수와의 인터뷰 준비되어 있습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시죠?
◆ 박성현> 네, 안녕하십니까? 박성현입니다.
◇ 정관용> 해수부 산하에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있군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입니까?
◆ 박성현> 해상에서 안전에 관련된 사고가 나면 육상 같으면 자동차 사고가 나면 누가 잘못했다 잘했다, 이렇게 평가를 해야 될 것 아닙니까? 해상에서도 사고가 나면 잘잘못을 판단해 주는 심판원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사고에 대한 어떤 게 원인인지 이런 것을 조사하기 위해서 특별조사팀을 꾸렸습니다.
◇ 정관용> 그 조사팀의 일원으로 박 교수께서 현장을 다녀오셨죠?
◆ 박성현> 해역까지는 오늘 못 갔고요. 팽목항에 가서 현장을 둘러보고 그리고 관련된 데이터들 가지고 분석하고 이렇게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어떤 조사를 하신 겁니까? 데이터 분석만하면 그 원인이 나오나요? 어떤 건가요?
◆ 박성현> 일단은 저희들이 선장하고 그 당시에 항해 당직을 섰던 당직자들, 저희들이 조사 권한은 없기 때문에. 일단 관련된 데이터들을 토대로 추정을 하고 분석을 했습니다, 사고 원인을.
◇ 정관용> 그래서요? 지금 추정해 본 결과 어떤 게 원인인 것 같습니까?
◆ 박성현> 저는 이건 우선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아직 정식적인 결과는 저희들이 도출이 안됐기 때문에. 이거는 개인적인 사견으로 제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박성현> 많은 사람들이 좌초일 것이다, 어제 많은 사람들이 주장도 하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분도 계셨습니다마는 저는 그 해역에 좌초가 발생하기는 어렵다.
◇ 정관용> 좌초라는 건 암초에 걸렸다는 거죠?
◆ 박성현> 그렇죠. 암초에 걸렸을 때 배가 침몰하는 것을 좌초라고 하는데. 그리고 좌초가 되게 되면 저렇게 급격하게 침몰이 이루어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선박이 지나온 항적을 이렇게 분석해 보니까, 18노트로 달려오다가 급선회를 한 그런 항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제 급하게 선회를 하다 보면 선박은 처음에는 안쪽으로 기울다가 어느 정도 경사가 발생하면 외측으로 경사가 횡동요이라는 게 발생합니다. 그것을 경사 모멘트라고 합니다.
◇ 정관용> 한국말로, 우리말로는 뭐라고 해야 될까요.
◆ 박성현> 경사우력이라고 하죠. 돌아가는 힘.
◆ 박성현> 네. 보통 모멘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경사 모멘트가 발생하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가는 복원 모멘트라는 것이 일반 배들은 발생하여서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서 안전하게 이렇게 되돌아옵니다.
◇ 정관용> 복원 모멘트?
◆ 박성현> 네. 복원, 원상태로 돌아가는. 그런데 이 배는 경사 모멘트가 발생해서 경사가 이루어졌을 때 그 화물에 있던 자동차하고 컨테이너들이 경사진 방향으로 쏟아지면서 중심 이동이 일어나고, 그러면서 복원 모멘트가 상실되면서 더 외측으로 횡경사가 발생을 하면서 침수가 되면서 침몰했다. 저는 이렇게 개인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항적을 말씀하셨는데 항적은 확인이 됩니까?
◆ 박성현> 그거는 이제 해양수산부나 해양경찰 데이터에 있습니다. 저희 개인들이 알 수는 없고. 각 선박마다 AIS라는 자동식별시스템이 있습니다. 그 AIS를 추적하면 그 선박이 어떤 길을 따라서 몇 시 몇 분에는 어디로 갔고, 그게 다 나타납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박성현> 네. 그 AIS데이터를 보면 그 선박이 통항로를 따라왔는지 항로를 이탈했는지 이런 걸 알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데이터를 통해 18노트라는 속도도 확인하신 거고 급선회했다는 것도 확인하셨다, 이 말씀인데.
◆ 박성현> 그런 것들은 개인적으로 이렇게 분석도 했고 참고도 했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일부 언론보도가 권고항로를 벗어났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확인이 안 됐습니까?
◆ 박성현> 현재 권고항로라는 것은 그쪽 해역에 권고항로는 특별히 그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건 아니고 처음에 선박에 대한 운항면허를 낼 때 병풍도 바깥쪽으로 가면 안전하지 않느냐, 뭐 이런 건 있었겠죠. 그러나 항상 이렇게만 다니라하는 그런 항로는 없습니다, 현재.
◇ 정관용> 그래요?
◆ 박성현> 네. 그러니까 대부분의 선박들이 유류비를 절약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맹골수도라는 병풍도 안쪽으로 통항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그 배가 침몰한 배가 다닌 그 해로로 말이죠? 그러니까 항상 그리 다니던 길이다, 이거죠? 쉽게 말하면.
◆ 박성현> 그렇죠. 그 맹골수도라는 그 수로로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도. 평소에 다니던 항로죠.
◆ 박성현> 보통은 선회를 하게 되면 우리가 자동차를 우회전을 끝까지 했을 때를 급선회라고 보면 됩니다. 선박을 갑작스럽게 우회전이나 좌회전했을 때. 그런데 선박은 그렇게 우회전을 급하게 하거나 좌회전을 급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비상상황을 제외하고. 그래서 5도, 10도, 20도 이렇게 배를 돌려야 되는데.
◇ 정관용> 천천히 한다 이거죠?
◆ 박성현> 그렇죠. 그런데 급선회가 이루어진 원인은 저는 두 가지가 아닌가. 첫째는 앞쪽에 그날 어선들도 있었고 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병풍도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제주도 쪽으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변침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그 선박들을 피하기 위해서 우회전을 했을 수 있고, 그게 첫째고. 두 번째는 우회전을 조금 했는데 조타기가 고장이 나서. 조타기가 그 뒤에 먹지 않아서 급선회가 됐을, 이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러면 사고 여객선 앞에 어선이나 다른 배가 있다는 것도 혹시 그 아까 AIS라고 하는 위성자동위치시스템을 통해 확인됐나요?
◆ 박성현> 그거는 보면 알 수 있죠. 그거는 제가 개인적으로는 데이터를 안 가지고 있지만. 그 당시 시간대에 어느 배가 뭐가 있었고 하는 건 다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앞에 어선이 몇 척이 있었고 AIS라는 장치를 단 모든 선박은 그 시간대에 어느 배가 어느 위치에 몇 척이 있었고 하는 게 다 나타납니다.
◇ 정관용> 결국은 그러니까 조류도 급하고 속도는 너무 빨랐고 그리고 너무 급선회를 했고. 그러다 보니까 이른바 경사 모멘트가 발생해서 더 급히 기울었고. 여기에서 배를 바로 잡아주는 복원 모멘트라는 건 왜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 박성현> 작동이라는 것보다는 그거는 이제 역학적으로, 자동적으로 생깁니다. 어떤 장치가 아니고.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일반적인 배들은 복원 모멘트가 당연히 발생을 해야 되는데. 자동차 180여 대 그리고 컨테이너 이것들이 한 방향으로 쏟아지면서 복원 모멘트가 줄어들고 원상태로 회복이 안 된 거죠.
◇ 정관용> 그리고 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여객선 뒷부분을 1층 증축했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혹시 무게중심에 좀 뭔가 문제가 생겨서 오히려 더 잘 침몰하게 된 그런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까?
◆ 박성현> 선박을 개조하거나 우리 자동차도 불법으로 개조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선박도 개조를 하거나 구조를 변경할 때는 반드시 검사를 받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제가 알기로는 그 선박도 개조하면서 구조변경이 이루어지면서 정식적인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 정관용> 지난 2월에 안전검사를 통과했답니다.
◆ 박성현> 네. 그래서 그 안전검사, 검사할 때 체크 리스트들이 있기 때문에 복원성이라든지 이런 걸 다 검사를 했었겠죠. 그래서 저는 무게중심이 올라간 이유는 지금 차량이나 컨테이너를 실은 그 층이 있습니다. 우리 건물 같으면 1층, 2층, 3층.
◇ 정관용> 밑의 층이죠.
◇ 정관용> 그렇죠.
◆ 박성현> 그러니까 그 쪽 층은 동통으로 뚫려 있습니다.
◇ 정관용> 그냥 텅 빈 넓은 공간이라 이거죠?
◆ 박성현> 맞습니다. 그래서 경사가 지면서 그 부분이 침수가 되면서 더 빨라진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넓은 공간에 물 들어오는 것을 막아줄 벽도 하나도 없으니까 그냥 한꺼번에 물이 확 들어찼다, 이 말씀이군요?
◆ 박성현> 그렇죠. 그럴 가능성이 높죠. 그게 2층, 3층 그 정도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배가 이렇게 기울면 물이 어디로 들어오는 겁니까? 그러니까.
◆ 박성현> 현측으로 물이 들어왔겠죠. 현측 침수라고 합니다, 그것을.
◇ 정관용> 배 옆에 뚫려 있는 부분에 물이 넘쳐 들어온다?
◆ 박성현> 그렇죠. 물이 들어오죠.
◇ 정관용> 그런 얘기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조금 아까 말씀을 시작하실 때 개인 소견이다라고 하셨는데. 함께 조사한 조사팀에서는 결론이 언제쯤 내려집니까?
◆ 박성현> 그거는 이제…알 수가 없죠. 현재로는 그냥 단순한 데이터들이고. 그 배를 인양해 봐서 선저에 파공이 있는지 그런 걸 봐야 되겠죠. 그다음에 선저에 어떤 좌초의 흔적이 있다든지.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어제, 오늘 조사하신 것은 본격 조사라기보다는 예비조사 차원이군요.
◆ 박성현> 그렇죠. 아직은 정식적인 조사가 안 이루어졌고. 이런 사항은 제가 개인적으로 분석한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다른 조사팀원과 함께 동행해서 조사하신 그런 게 아닌 상태군요? 현재는.
◆ 박성현> 오전에는 같이 이렇게 의견 교환했고. 그리고 데이터 분석하고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이거는 제가 개인적으로 이것은 이런 사유가 맞다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조사 팀원 다른 분들이 혹시 다른 이견을 내시는 분들도 있었습니까?
◆ 박성현> 일부 의견은 있었습니다. 뭐, 다른 의견도 조금 있었기는 했습니다마는 대부분이 그 해역은 좌초가 발생할 수 있는 해역은 아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박성현> 그래서 내부적인 원인일 것 같다 이렇게 대부분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알려진 바로는 배를 운항한 사람이 경험이 4개월밖에 안 된 젊은 3등 항해사라는데 그 사람의 어떤 조작 미숙, 이런 것도 작용했을까요?
◆ 박성현> 그 사람이 세월호를 와서 운항한 게 5개월. 그 전에 또 다른 여객선에 있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어떤 운항 미숙이나 이런 건 40회나 왕복을 했기 때문에 운항 미숙이라고 보기는 좀 그렇습니다. 어떤 기기적인 결함이 있었지 않을까. 저는 그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조타기 고장이나 이런 것 말이죠?
◆ 박성현>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어선이나 이런 것을 피하려고 급선회한 건 맞고, 그런데 그걸 바로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못됐을 것 같다. 이런 표현이시군요.
◆ 박성현> 급선회보다는 오른쪽으로 선회는 했는데 그 조타기가 다시 되돌리려고 했을 때 말을 안 들었을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밀조사 결과는 나중에 좀 더 지켜보고요. 교수님 말씀 잘 들었어요.
◆ 박성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의 박성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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