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에 나섰던 학생의 학부모로 보이는 탑승자 가족은 들어서는 박 대통령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우리 애 좀 살려주세요. 물 속에 살아있어요. 제발 꺼내주세요. 여러 명이 살아있대요. 한두 명이 아니에요"라고 호소했다.
이에 박 대통령이 "네, 네. 어디에 있대요? 어디서 들으셨어요?"라고 물었고, 이 가족은 "침대칸에 있대요"라며 흐느꼈다. 박 대통령은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 위기에 내몰린 이들의 거센 항의도 있었다. 박 대통령이 지나가자 "우리 아들 살려내!", "여기를 어디라고 와. 여기 오지 말고 거기서(현장에서) 지휘하라고"라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런가하면 "우리 조카 좀 살려주세요. 2학년 3반 *** 살려주세요. 어제 빠졌어요. 그런데 오늘까지…구조 작업 좀 빨리 좀 펼쳐주세요. 시체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나 춥겠습니까"라며 애끓는 호소도 있었다.
일부 가족은 "다 거짓말하고 있다. 어제 밤하고 오늘 아침에 갔다 왔어. 그런데 구조 안 한다. 거짓말하고 있다. 다 살아있는데…"라며 극도의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의 체육관 방문때 가장 눈에 띈 아이가 있었다. 여객선에서 구출됐지만 쇼크상태여서 치료를 받았던 6살 권지연 어린이였다. 권 양과 함께 배를 탔던 엄마, 아빠, 오빠는 실종상태다.
권 양은 구출 직후 "한 살 많은 오빠가 구명조끼를 입혀줬다", "엄마와 오빠가 나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 바 있다.
권 양은 17일 낮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퇴원한 뒤 할머니와 고모 손에 이끌려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체육관에 왔다. 권 양 고모는 박 대통령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말을 할 때 맨 앞줄에 앉아 "얘 엄마, 아빠 생사를 모릅니다. 그러니 꼭 구해주십시오"라며 울부짖었다.
권 양은 이 때 고모 품에 안겨있었다. 권 양 고모는 "얘 입니다. 얘 입니다. 얘 부모를 찾아주십시오"라고 계속 얘기하고 절규했다. 박 대통령은 체육관을 떠날 때 울음을 터뜨린 권 양을 쓰다듬어주며 위로했다.
서울에 살던 권지연 양 가족은 제주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이사를 가다 사고를 당한 것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