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 선장 "제자리 지키라"면서 '조기 탈출'

해경, 허술한 초동 조치…사고 원인 집중 조사

(사진=해경 제공)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선장과 기관사가 조기에 탈출한 것으로 확인돼 초기 대응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경 등에 따르면 세월호 선장 이모 씨는 배에 물이 차오르는 등 사고가 발생한 초기에 기관사 등 일부 승무원들과 함께 탈출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승객들에게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라'는 안내방송을 하며 안심을 시키면서도 정작 승객들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지휘하며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어야 할 선장 등이 일찌감치 탈출한 것이다.

특히 세월호 침몰 이후 초기에 구조된 한 승객은 "제일 먼저 경비정으로 뛰어내려 탑승했는데 당시 뛰어내린 사람들이 더 있었다"며 "경비정 구조대원에게 물으니 선장이 나보다 먼저 경비정에 탑승해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이 선장을 상대로 사고원인과 사고 전후 대응 등에 대해 소환조사하려다 실종 승객 구조 지원을 위해 사고 해역으로 되돌려 보낸 점을 감안할 때 배의 구조나 사고 상황 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이던 이 선장 등 승선원들이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6일 기관장 박모 씨 등 세월호 승무원 8명을 목포해경으로 불러 이번 사고의 원인과 초기 대응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또 실종 승객 수색작업 지원을 위해 사고해역에 있던 이 선장도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불러 새벽까지 조사를 벌였다.
 
해경은 사고 30분전 여객선의 운항속도가 19노트에서 사고발생 시각으로 알려진 16일 오전 8시 52분쯤 8노트로 급속히 줄인 사실도 확인했다.
 
해경은 이 선장 등을 상대로 안전 규정과 항로 준수 여부, 비상상황에 대비한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해경은 항로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세월호의 항적도를 분석하는 한편 운항 과정에서 항로 결정에 이 선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세월호가 신고 1시간여전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부분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특히 승객들이 '쾅'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암초나 다른 선박과의 충돌 여부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조사를 벌였다.

한편 해경과 해양수산부, 한국선급협회와 해양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오늘 오후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합동조사반은 사고 해역에서 선박을 육안으로 관측하는 등 사고 원인을 분석할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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