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中 후야오방 아들 극비 회동(종합)

시진핑에 관계개선 희망 전달요청 가능성…中외교부 "민간인 신분 방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일본을 방문한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아들과 극비리에 면담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총리관저에서 후 전 총서기의 장남인 후더핑(胡德平)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비공개리에 만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회동은 후씨가 총리관저를 방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면담하기 전후에 이뤄졌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같은 태자당(太子堂·혁명원로 자제그룹) 출신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친분이 있는 후 씨를 통해 중·일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전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 씨는 지난 8일 아베 정권의 실세 중 한 명인 스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을 만났다. 당시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와 후 씨의 면담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와 후 전 상무위원간 면담 사실을 확인한 뒤 "조용한 환경에서 의견 교환을 하고자 하는 상대 측의 의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후 씨의 일본 방문은 일본 외무성의 초청에 의한 것이지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양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후더핑은 민간인 신분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이라며 방문의미에 대한 확대해석 여지를 차단하면서 일본 측에 역사를 반성하고 중·일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화 대변인은 "중·일 관계는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및 역사문제에 대한 도발적인 행위로 엄중한 정치적 장애에 직면했다"면서도 중국이 일본 국민과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양심 있는 각계 인사들은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15일이 사망 25주기인 후야오방 전 총서기는 1987년 민주화와 인권을 요구하며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학생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뒤 1989년 세상을 떠난 '비운의 정치지도자'다.

이와 함께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가 회장을 맡은 일중우호의원연맹은 다음 달 4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베이징에 대표단을 파견, 시진핑 지도부와 회동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NHK가 보도했다.

고무라 부총재는 이번 방중을 통해 중·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생각이라고 NHK는 전했다.

아울러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 도지사도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을 방문, 베이징 시장과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인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대응 관련 협력 방안,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관련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NHK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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