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軍 진압작전 앞두고 '일촉즉발' 긴장(종합)

친러세력 최후통첩 무시 시위 계속…흑해선 러'전투기 무력시위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곳곳의 관청을 점거한 친러시아 분리주의 시위대의 자진해산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이 지난 가운데 15일에도 시위대의 점거가 이어지고 있어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무장시위대는 현재 동부 도네츠크주(州) 10여 개 도시의 관청 건물들을 점거한 채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 슬라뱐스크에서는 경찰청에 이어 비행장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시위대를 향해 14일 오전까지 무기를 반납하고 점거중인 건물들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군대를 동원한 진압작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시위대 소속 자경단 관계자를 인용, 슬라뱐스크 외곽에서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앞서 소규모 교전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슬라뱐스크에 바로 인접한 안드레예프카 마을에서 마을 자치회 건물이 불타고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시 쪽으로 정부군 장갑차 여러 대가 이동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슬라뱐스크 시위대는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푸틴 대통령이 개입해달라는 다수의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슬라샨스크에 인접한 다른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장갑차가 목격됐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크라마토르스크에선 현재 시위대가 시청 청사와 경찰서 건물을 점거하고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친 뒤 진압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력 진압을 경고하는 동시에 연방제 채택 여부 등을 묻는 전국적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며 유화책을 제시했지만 시위대는 당국의 시간 끌기 술수라며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미하일 코발은 전날 저녁 자국 TV 방송과의 회견에서 군이 대(對)테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서방 측이 주장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개입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24가 지난 12일 흑해에 배치된 미 전함 도널드쿡 주변을 여러 차례 저공비행하며 공격 위협을 했다면서 "이런 도발은 양국 군 사이에 체결된 협정과 국제 협약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EU는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확대를 결의했으며 미국도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지금까지 러시아 인사 33명에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제재를 부과했던 EU는 제재 대상을 늘리는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안정을 해치는 추가 행보를 보일 경우 무역 및 금융 제재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EU의 경제 제재 착수 여부는 17일 예정된 4자회담의 성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4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사안들을 논의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며 정치적 해결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면 다음 주 유럽 정상회담을 열어 새로운 제재안을 채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4자회담에서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합의했다고 크렘린궁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유혈사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 시위대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치러야할 대가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의 병력도 철군하라"고 촉구했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지역에 대한) 권력 분권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이미 진정한 제의를 한 상태"라고 응수하며 팽팽한 분위기 속에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통상적 일정의 일환이었고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하려고 브레넌 국장의 일정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정보기관 수장의 동선을 미국 정부가 직접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브레넌 국장의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미국에 요구해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