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15일, 아베 총리의 일본 국빈 방문이 23일 저녁부터 25일 오전까지로 정해졌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애초 1박2일이 될 것으로 보였던 오바마의 방문을 2박3일 국빈방문으로 성사시킨 것 자체가 외교적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
특히 작년 12월26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미국이 '실망했다'는 거친 비판을 하면서 미일동맹이 삐걱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던 만큼 국빈방문 성사는 그 자체로 미일동맹의 건재를 국내외에 알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24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와 관련, 중국에 강한 경고와 견제의 메시지를 발신하길 희망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센카쿠와 관련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조치를 용인할 수 없다는 점, 센카쿠가 미일방위조약의 적용대상이라는 점을 오바마가 직접 밝히게 된다면 아베로서는 '성공'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상당한 여론의 반대와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저항 속에 추진 중인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발언을 끌어낸다면 그것은 아베 총리에게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한 헌법해석 변경만으로 전후 70년 가까이 유지해온 안보 정책의 일대 전환을 하려는데 대해 일본 안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현직 대통령이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지지한다면 6월22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안에 헌법해석 변경을 마무리하려는 아베 총리의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아베 총리가 받아들 최대의 '청구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와 관련한 일본의 양보다.
현재 일본은 쌀, 보리, 소·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 이른바 '5대 성역 품목'에서 관세를 철폐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고, 미국은 이들 품목의 관세를 거의 '제로(0)'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또 하나의 청구서는 한일관계 개선요구가 될 전망이다.
한중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대 중국 견제와 대북 압박을 위한 한미일 3각 공조를 복원하길 원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