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 사태 공동전선 구축 '삐그덕'"< FT>

서방 국가들이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관청 점거 시위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사태에 대한 공동전선 구축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룩셈부르크에 모여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논의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영국과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시위대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관청 건물 점거는 크림 합병에 러시아가 개입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28개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잠재적 제재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17일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EU, 미국 간 외무장관 회동을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를 원치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트란스 티머만스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진행되는 사태는) 크림에서 진행됐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며 "만약 어떤 것이 말처럼 보이고 말처럼 걷는다면 그것은 대개 말이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러시아 개입을 비판했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할 모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한 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논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영국 역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신중한 입장이다.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자칫 러시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영국계 에너지기업 BP라든가 전 세계에 개방된 금융센터로서의 '시티'의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 관리들은 이미 BP가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회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각료들에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BP는 러시아 정부가 통제권을 갖고 있는 석유기업 로즈네프트에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달 초 BP의 주주들은 회사 이사회에 러시아 정부가 BP의 로즈네프트 지분을 몰수할 가능성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관리들은 만약 필요하다면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가 3단계로 확대되겠지만 서방 기업들에 대한 영향을 최소하는 쪽으로 노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