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뉴욕 소재 미국 유엔대표부에서 비공개로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우 대표의 방미는 한·미·일 3국이 지난 7일 6자회담 재개 조건을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3시간 이상 진행된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우 대표는 이날 협의에서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평양을 다녀온 결과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북·미간의 입장을 절충한 중재안을 제시하고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엔 외교가에서는 우 대표가 미국 측에 한·미 연합훈련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핵과 인권 문제로 금지선을 넘으면 새로운 핵실험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한미훈련 자제'를 제안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국측은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설명했을 것으로 유엔 외교가에서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우 대표는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여러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미훈련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앞서 한·미·일은 지난 7일 워싱턴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열어 6자회담 재개조건으로 북한에 요구해온 비핵화 사전조치를 유연성 있게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표는 오는 17일에는 워싱턴DC에서 데이비스 수석대표와 다시 만나 6자 회담 재개 등 북한 관련 문제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