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대테러전 체제 선포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 시위대의 시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동부 도네츠크주(州)에서는 대테러전 체제가 선포됐다.

세르게이 타루타 도네츠크주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이날부터 관내 전역에 대테러작전 체제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타루타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대테러작전은 우리 지역의 평화와 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공격적이고 광신적인 테러리스트들이 지역을 장악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루타는 “폭력이 더 확산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면서 “폭력으론 어떤 문제도 풀 수 없고 평화적이고 공개적인 대화를 통해 모든 이견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4일 오전 9시까지 점거중인 건물에서 떠나지 않을 경우 군대를 동원한 대테러작전 차원의 진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분리주의 시위대는 그러나 중앙정부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부 루간스크주 (시위)조정위원회 위원인 알렉세이 츠물렌코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우리의 입장을 끝까지 지킬 것이며 시위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누구도 항복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겐 탄약과 물, 음식 모든 것이 충분하다”며 “당국의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지만 아무도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네츠크주 북부의 슬라뱐스크, 크라스니리만, 크라마토르스크 등과 남부 마리우폴의 관청 건물이 시위대에 장악된 데 이어 이날 중부 고를로프카의 경찰서 건물도 시위대에 점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전 분리주의 시위대와 진압부대 간에 유혈 충돌이 벌어진 슬라뱐스크에서도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자 우크라이나 정치권에서도 무력 진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이기도 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동남부 지역의 분리주의 시위 사태를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모셴코는 이날 현지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무력 사용은 대규모 유혈사태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책임있는 국가 지도자는 이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부 지역에 지지기반을 둔 ‘지역당’ 대선 후보 미하일 도브킨도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이 발표한 대테러작전 지시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시위대가 요구해온 국가 지위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유화책도 함께 제시했다.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 대행은 이날 의회 주요 정파간 조정회의에서 “의회가 결정하면 주민투표가 (5월 25일) 조기대선과 함께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그러나 이같은 제안을 믿을 수 없다며 군대를 동부 지역으로 파견하는 데 필요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 지역에 배치된 군부대의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최근 합병된 크림 공화국에 2만5천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3만5천~4만명의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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