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한국인 공격' 무장세력을 '테러단체'로 지정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미국 시설 겨냥 보복 테러 경고도

이집트 법원이 두 달 전 한국인 관광버스에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고 자처한 무장 세력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성지를 지키는 사람들)'를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이집트 법원은 이날 긴급 현안에 대한 재판에서 이 단체를 테러 단체로 공식 지정했다고 일간 알아흐람과 국영 나일TV가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아흐메드 솔리만 변호사가 동북부 시나이반도를 근거지로 삼은 이 단체의 활동을 전면 금지해달라고 소송을 내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9일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를 외국 테러 단체로 공식 지정했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지난 2월16일 시나이반도 타바 국경 인근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버스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한 단체다.

당시 폭탄 테러로 한국인 3명이 숨지고 이집트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무장 단체는 또 지난달 15일 카이로 북부 슈브라 알케이마 지역과 외곽을 연결하는 검문소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군인 6명을 살해하고 지난해 12월 만수라 지역의 경찰서를 습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해 7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나서 군인과 경찰을 겨냥한 테러가 카이로를 비롯해 기자, 베니수에프, 아스완, 만수르, 샤르키야 등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를 포함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각종 테러는 애초 시나이반도에서 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북부 나일델타, 카이로 등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이 단체가 미국 관련 시설을 겨냥해 테러를 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이 단체를 테러 단체로 공식 지정하자 이집트 내 미국 시설에 보복 테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한국 대사관은 이날 이집트 주재 교민 전체에 보낸 공지 이메일에서 "한인 밀집 거주지인 마아디 지역에 있는 카이로아메리칸컬리지(CAC) 주변을 오갈 때와 미국 계열 음식점 출입 시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CAC는 주로 카이로 거주 외국인과 이집트 소수 자제가 다니는 미국계 학교로 초·중·고교 과정이 있다. 지난해 가을 학기 기준으로 한국인 학생 수는 모두 53명(전체 약 6.5%)에 이른다.

이집트에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한국 교민과 지상사 직원, 선교사, 유학생 등 896명이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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