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추가제재·우크라 지원 논의(종합)

우크라에 10억 구제금융 제공…관세 인하·면제 조치 승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유혈 사태에 러시아가 개입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EU 외무장관들은 14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유혈 충돌에 우려를 표명하고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불안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EU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소요사태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는 것으로 보고 러시아에 대한 3단계의 본격적인 경제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EU 소식통이 전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소요 사태에 러시아가 개입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헤이그 장관은 이날 회의장에서 기자들에게 "EU는 제재자 명단을 추가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정상들은 지난달 6일 러시아와 비자 면제 협상을 중단하고 아울러 경제협력을 위한 대화도 유예할 것을 결정했다.

이어 17일 EU는 크림 반도 위기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21명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EU는 21일 추가로 러시아 인사 12명에 대해 여행금지와 자산동결을 결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병합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EU는 1, 2단계의 제재를 했으나 러시아의 긴장 완화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의 제재로는 러시아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U는 두 차례의 제재를 부과하면서 러시아가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고 위기를 고조시키면 3단계의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EU는 본격적인 제재에 돌입할 경우 러시아의 보복 조치를 우려해 3단계 제재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으나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력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러시아 은행과 기타 금융 회사,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해 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강구하고 있으며 무기 금수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본격적인 제재는 당장 시행하지는 못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행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EU 외무회의에서는 다만 개인 제재 대상자를 추가하는 방안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통들은 보고 있다.

EU는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는 대상자를 현재 33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추가 명단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제재 대상자에는 러시아 고위 정치인, 사법부 관리, 크림 공화국 관리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EU 소식통이 밝혔다.

이번 EU 외무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치안 확보를 위해 경찰력을 지원하는 방안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스웨덴 폴란드 등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경찰을 훈련하는 임무를 수행할 지원단을 파견할 것을 제의했다.

한편 EU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10억 유로(약 1조4천억원)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또한 EU 외무회의는 우크라이나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 및 면제 조치에 합의했다.

EU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과 가공 식품, 그리고 섬유류 등 일부 공산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면제해줄 예정이다. 관세 면제로 우크라이나 측은 연간 4억8천700만 유로의 가격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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