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강간사건에 전교생 DNA검사 파문

프랑스 검찰이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강간사건 수사를 위해 학생과 교사 등 교내 남성 527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자 검사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은 프랑스 검찰이 지난해 9월 프랑스 서부 라로셸의 가톨릭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여학생 강간사건의 범인 색출을 위해 이날부터 이 학교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유전자(DNA) 채취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유전자 채취 작업은 범행이 어두운 화장실 안에서 이뤄져 피해 여학생이 범인의 인상착의를 전혀 떠올리지 못해 수사가 미궁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피해 여학생의 속옷에서 확보한 범인의 DNA와 학교 내부인의 유전자를 대조하는 작업을 통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교 내부인의 범행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DNA 검사를 거부하는 사람은 용의자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인권단체들은 DNA 검사 거부 행위를 혐의 인정으로 연결짓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외부에서 범인이 침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고 교내 남성으로만 수사망을 좁힌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프랑스 인권리그 피에르 타르타코우스키 대표는 "검찰의 이번 조치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강압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 검사는 이에 대해 "가족과 친구 등 주변인물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불가피하게 학교 안의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DNA 검사를 확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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