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러시아, 우크라사태 악화로 흑해서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시 악화함에 따라 터키와 러시아가 흑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흑해와 연결된 보스포러스 해협 관리권을 놓고 러시아와 이견을 보였으며 양국 공군이 흑해 연안에서 한 때 대치하기도 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는 14일(현지시간) 터키 외무부가 미국 군함의 흑해 장기 주둔이 '몽트뢰 조약' 위반이라는 러시아 정부의 주장에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는 등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1936년 스위스 몽트뢰에서 체결한 '다르다넬스·보스포러스 해협의 통행자유에 관한 조약'에 따라 터키는 지중해와 흑해 사이에 있는 해협들의 관리권을 갖는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 해군의 테일러함과 트럭스턴함 등이 흑해에 장기 주둔한 것은 몽트뢰조약 위반이나 터키 정부가 이를 허용했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이 조약에 따르면 다르다넬스 해협(지중해-마르마라해)과 보스포러스 해협(마르마라해-흑해)을 통과해 흑해로 진입한 비(非)흑해 연안국 군함은 21일 이상 흑해에 주둔할 수 없다.

반면 터키 외무부는 러시아의 거듭된 주장에 당혹스럽다며 지난 78년 동안 그랬듯이 터키는 몽트뢰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터키는 테일러함의 장기 체류는 터키 삼순항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프로펠러가 손상됐기 때문이며 트럭스턴호는 체류기간이 21일이 되기 전에 흑해를 떠나 몽트뢰조약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장관도 전날 일본에서 기자들과 만나 "터키 정부는 몽트뢰조약 위반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흑해의 안정과 이스탄불의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부토울루 장관은 러시아와 몽트뢰조약과 관련해 이견이 있음을 인정했으나 "러시아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며 "터키와 러시아 간의 긴장과 위기를 언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공군은 전날 러시아 군용기가 흑해의 터키 영공에 근접하자 전투기를 발진시켜 저지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에 따르면 러시아 'IL-20' 정찰기가 흑해 연안을 비행함에 따라 F-16 전투기 4대를 발진시켜 3시간30분 동안 초계 비행을 했다.

터키 공군은 지난달 4일 크림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을 당시에도 러시아 정찰기가 흑해 연안의 터키 영공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자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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