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야누코비치는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축출뒤 세번째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분리주의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면서 우크라이나가 내전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에서 오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제 우리나라는 내전에 한발을 들여놓는 질적으로 새로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야누코비치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평화적 주민들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정규군을 동원하는 범죄적 명령을 내렸다며 경찰과 보안부대 등은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정부의 지시를 이행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진압 작전에 미국이 개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내전과 분열을 막기 위해선 먼저 연방제 채택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뒤이어 개헌을 해야하며, 그런 다음에야 총선과 대선 등을 실시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야누코비치는 지난 2월 21일 수도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정치 기반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거쳐 러시아로 도피했다.
한편 유리 루첸코 전(前)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동부 지역의 분리주의 시위 배후에 러시아와 야누코비치가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야누코비치가 돈을 주고 시위대를 동원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시위를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보안당국은 “동부 지역 분리주의 시위를 배후조종하던 러시아군 정보기관(GRU) 요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파루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슬라뱐스크에서 우리가 본 것은 외국에서 온 테러리스트들”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체포된 인사 중에 러시아 국적자와 우크라이나 국적자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인적 사항에 대해서는 기밀 유지를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