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우크라 유혈 충돌에 러시아 비난

EU 외무장관 14일 긴급회담 소집

우크라이나 동부도시에서 분리주의 무장 세력과 우크라이나 보안부대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유럽 각국과 미국은 러시아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며 도발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무장 세력의 동부 도시 정부청사 점거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의심한다"며 "러시아는 사태를 악화시키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막는 도발을 단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슬라뱐스크에서 벌어진 유혈 충돌을 심각하게 여긴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군대를 철수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권을 지지한다"며 "경찰서를 점령하고 검문소를 설치한 분리 운동 세력의 무력 도발로 사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감시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토 관계자도 이번 사태에 러시아군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도 "충돌을 일으킨 무장 세력이 같은 소총으로 무장한 점 등에 비춰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지휘 아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슬라뱐스크를 비롯해 북부 도시 크라스니리만과 크라마토르스크 등에서도 분리주의 무장 시위대가 지역 경찰서와 관공서를 장악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분리 독립과 연방제 채택을 요구하는 친러시아계 시위대와 우크라이나 진압부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14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회담을 연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사태에 러시아가 개입한 '숨길 수 없는 징후'가 있다고 비난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이번 사태가 '민중 봉기'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아주 전문적이고 조직적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일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장 세력이 6∼7개 도시에서 정확하게 같은 행동을 했다. 이는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명백한 징후"라고 지적했다.

파워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간섭을 지속한다면 미국이 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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