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테러 생존자들, 현장 찾아 '희망메시지' 전파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 생존자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고 1년 만에 악몽 같았던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았다.

재난현장 생존자들의 메시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전하는 프로젝트 단체 '디어 월드'(dearworld.me)는 10일(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 테러 1주년을 맞아 생존자들의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테러 생존자들은 대회 결승선을 찾아 각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팔과 다리 등 신체 일부에 검정색 잉크로 적고 사진 촬영에 임했다.


무릎 아래 두 다리를 모두 잃은 설레스트 코코란은 의족을 뺀 다리 위에 "여전히 서 있다"(Still Standing)는 문구를 적었다.

코코란은 "마라톤 이후 결승선은 나에게 부정적인 장소였지만, 이제는 긍정적인 곳이 됐다"며 "테러범들이 나를 다치게 했고 두 다리를 앗아 갔지만, 난 여전히 서 있다"고 말했다.

코코란의 딸로 역시 많은 흉터를 갖게 된 시드니는 "당신은 나에게 흉터를 입혔지만, 나를 멈출 수는 없다"와 "여전히 아름답다"라는 메시지를 배와 다리에 적었다.

시드니는 "우리 모두 상처가 있으며, 그 상처를 껴안아야 한다"며 "우리에게 그런 상처를 준 장애물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코코란 모녀는 오는 21일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왼쪽 다리를 잃은 헤더 애벗이 전한 메시지는 "다리는 짧지만 마음은 더 따뜻하다"였다.

애벗은 사고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더욱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됐다면서 "이제 다리 하나는 없지만, 마음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다른 생존자들도 저마다 "사랑은 테러보다 강하다", "사랑은 증오를 이긴다",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라" 등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어떤 이들은 테러 사망자들의 이름을 "항상 기억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몸에 적어 그들을 기렸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진작가 로버트 포가티는 "그날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는 사랑이 없는 곳에서 발생한다. 보스턴은 이제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한 도시다"라고 밝혔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지난해 4월 16일 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3명이 숨지고 260여명이 다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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