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재정난으로 실내사격장서 전자탄 훈련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 정파 하마스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하마스 보안군이 실탄 사격 훈련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AP는 하마스가 장악한 팔레스타인 내 가자 지구에서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내무부 소속 보안군 요원들이 실내 사격장에서 AK-47 자동소총으로 전자탄을 발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체적으로 전자 사격장 프로그램을 개발한 하마스는 실내 사격을 통해 비용 절감과 이스라엘군의 공습 위험에서 벗어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격장의 부책임자인 압달라 카르못은 "하마스 훈련장은 늘 이스라엘 점령군의 타격 목표가 되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해 이스라엘군의 시야에서 벗어난 실내 사격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비 절감뿐만 아니라 실탄 사격 훈련을 위해 요원들을 이동시키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내 사격장에서 교육생들이 사용하는 개량형 AK-47 자동소총은 목표물에 녹색 레이저 광선을 발사한다. 레이저가 목표물을 맞히면 진짜 소총 소리가 들린다. 실내 사격장은 길이가 40m가량 되며, 내무부 훈련국 본부 내에 있다.

한 번에 두 명의 교육생이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간 사람 수는 1천700명으로 하마스는 다른 곳에도 유사 시설 설치를 검토 중이다.

하마스가 실내 사격장이라는 고육책을 마련한 것은 2007년 집권 이후 계속되는 최악의 재정난과 실탄 부족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2007년 하마스가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 지지 세력을 물리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권력을 장악한 데 위기감을 느껴 가자 지구를 봉쇄했다.

이에 따라 지중해의 동쪽에 자리한 길이 40㎞, 폭 10㎞의 작은 지역인 가자 지구는 사실상 고립무원의 상태가 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이스라엘에 대한 폭탄 테러 등을 자행해온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면서 봉쇄를 통해 아예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치열한 교전을 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발의 로켓탄을 발사하고 이스라엘도 폭격으로 보복하는 등 8일간의 교전에서 양측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집트는 처음에는 국경과 연결되는 지하 터널을 통해 시멘트, 연료, 화기 등이 가자 지구로 밀반입되는 것을 사실상 용인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고 정권을 장악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의 분파인 하마스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선 데다 거의 모든 터널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지하 터널이 폐쇄되자 하마스는 주 수입원과 화기의 주요 공급로를 잃어버렸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전문가인 아드난 아부 아메르 교수는 "이집트의 터널 폐쇄로 가자 지구에서는 모든 무장 조직은 물론이고 예전에는 밀반입된 보급품을 사용해온 보안군도 총기와 실탄 부족 등에 직면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일부 총기류의 가격이 최근 몇달 동안에 거의 배나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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