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 방침을 담은 이 기본계획은 원전을 경제 성장전략의 하나로 삼는 아베 정권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원전을 화력발전과 함께 '중요한 기저부하(基底負荷) 전원(電源)'으로 규정했다.
기저부하란 발전할 때 시간적, 계절적으로 변동하는 발전부하 중 가장 낮은 경우의 연속적인 발전용량을 의미한다.
이로써 일본 에너지 정책은 민주당 정권이 내세웠던 '원전 제로'에서 원전 가동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기본계획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이용하는 '핵연료 주기(사이클)' 를 추진한다는 기본 방침도 견지했다.
핵연료 주기가 본격 추진되면 아오모리(靑森)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 등을 통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추가 생산과 비축도 가능해진다.
핵연료를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고속증식로 '몬주'에 대해서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 진행하면서 국제 연구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새로 제시했다.
기본계획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규제 기준 심사를 통과한 원전에 대해서는 "원자력 규제위의 판단을 존중해 재가동을 추진한다"고 명기했다.
다만, 원전 재가동에 비판적인 여론 등을 감안, 원전을 '기반이 되는 중요한 기본 전원'으로 규정한 작년 연말의 당초 정부안에서 '기반이 되는' 표현을 빼고 '기저부하'라는 원자력 용어를 사용, 원전 재가동 추진 수위를 낮추었다.
원전 의존도에 대해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도입과 화력발전소 효율화 등을 통해 "가능한 한 의존도를 줄인다"고 밝혔지만, 에너지 안정공급과 비용 측면에서 "확보할 규모를 판단하겠다"고도 덧붙여 원전 신·증설 여지를 남겼다.
이날 각의 의결된 에너지 기본계획에 대해서는 아베 정권이 사용 후 핵연료의 최종 처분장 문제 해결책이나 마땅한 재이용 계획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정권하에서 국민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된 원전 제로 정책을 무책임하게 폐기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