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망사건 해외에선 '살인죄' 인정

울산지검, 해외사례 분석결과 대부분 '무기징역' 선고

의붓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울산과 경북 칠곡 계모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유사한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한 최근 해외 판례가 눈길을 끈다.

11일 울산지검이 울산 계모 사건과 범행 수법, 피해자 연령, 학대기간 등이 유사한 주요 선전국의 2007년 이후 아동 학대 사망사건 판례 5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피고인들이 살인의 범죄의도를 부인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살인죄가 인정됐고, 대부분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한 아동(4)의 계부가 피해자에게 수개월 동안 폭력을 휘두르던 중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에서 계부는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살인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최소 구금기간 30년)을 선고했다.

독일에서는 2007년 카롤리나라는 아동(3·여)의 계부가 피해자를 구타하고 뇌손상을 입혀 사망하게 한 사건에서 살인죄를 인정,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형제가 없는 영국과 독일은 무기징역형이 법정 최고형이다.


또 미국에서는 지난해 엘리 존슨이라는 아동(3·여)의 계부가 피해자에게 수차례 폭력을 휘두른 뒤 바닥에 집어던쳐 숨지게 한 사건에서 '1급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같은해 에드나 헌트(3·여)의 계부는 피해자를 담뱃불로 지지고 머리를 심하게 때린 뒤 두발로 밀어버리는 등 학대행위를 계속해 아이가 숨진 사건에 대해 역시 살인죄(무기징역)를 적용했다.

또 2012년 미국에서 릴리 퍼노(2·여)의 계모가 친부가 집을 비운 사이 피해자의 생식기에 물건을 집어넣고 찢거나 바닥에 던져 숨지게 한 사건에서 같은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울산지검은 국내 사건 가운데 나주 강간살인미수 사건을 사례로 들면서 나주 아동(6·여)의 경우 강간 후 살인미수 사건으로 피해자가 비록 사망에 이르지 않았지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고 소개했다.

또 2007년 아내가 퇴직금을 다단계 회사에 투자해 손해를 보자 12시간 동안 주먹과 발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과 2008년 외국 국적의 신부가 결혼생활을 거부하자 주먹과 발로 때려 늑골 18개가 부러져 사망한 사건은 각각 대법원에서 살인죄로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지검 관계자는 "울산 계모 사건의 살인죄 공소유지를 위해 해외에 연수중이거나 파견중인 검사들을 통해 유사한 아동학대 사건의 판례를 모았다"며 상해치사죄가 적용돼 징역 15년이 선고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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