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밀린 가스값 유럽에 해결 요청"

유럽 지도자들에 서한 "긴급조치 취해달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유럽국가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의 가스대금 체불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긴급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 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서한이 외교 채널을 통해 동유럽과 서유럽 국가 지도자들에게 전달됐다"며 "이 서한의 사본을 브뤼셀(EU 본부)에도 보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스 대금 체불과 관련한 심각한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더는 미룰 수 없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페스코프는 소개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산 가스의 대금 일부와 지난달분 가스 대금을 지금까지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9일 현재 우크라이나의 가스대금 체불액이 22억3천800만 달러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달 1일부터 크게 인상한 새로운 가스 공급가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가스대금도 지불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크림 병합 등으로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1일부터 대(對)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가를 종전보다 80% 이상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합의됐던 할인 혜택을 취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에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키는 대가로 제공해 오던 할인 혜택도 폐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1천㎥당 268.5 달러였던 가스 공급가는 1일부터 485.5 달러로 올랐다.

러시아는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한 달 전에 먼저 대금을 받고 대금에 상당하는 양만큼의 가스만 공급하는 선불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연체 대금 지불을 거부할 경우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에따라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가스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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