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정원 대공수사국장 소환 못해…'반쪽 수사' 되나

권모과장 자살시도 이후 윗선 수사 주춤…다음주 초 수사결과 발표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결국 윗선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중국 문서 위조에 필요한 예산 집행을 결재한 국정원 대공수사국장(1급)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하고 사실상 수사를 끝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여러가지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다"고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종 수사결과 발표는 다음주 초쯤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 과장(4급)과 국정원 협조자 김모씨(62)를 구속 기소했지만, 유유성씨의 출입경 기록 위조를 주도한 권 과장(4급)에 막혀 윗선을 더 이상 타고 가지 못했다.

권 과장이 갑작스레 자살을 시도하면서 검찰은 그의 입을 열는 데 실패했다.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던 권 과장은 다른 직원인 김 과장과 김씨의 진술로 궁지에 몰리자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병원을 직접 찾아가 권 과장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확인했지만 윗선을 밝힐만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더이상 윗선의 개입여부를 밝히는 못한 채 끝날 전망이다.

권 과장에서 사실상 수사가 막힌데다, 최모 대공수사단장(2급)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 단장은 검찰 조사에서 "보고 내용은 사실상 자동 결재돼 증거 조작 시도 여부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 보니 검찰은 최 단장의 상사인 이모 대공수사국장(1급)을 소환하는데도 실패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날 "검찰이 이 국장에 대한 소환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국정원 내부의 강한 반발과 증거,진술 확보 실패로 수사 동력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부하 직원들의 진술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대공수사국장에 대한 조사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예산 등을 결재하는 이 국장에 대해 강제수사를 하지 못한 것은 수사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서천호 2차장과 남재준 원장은 아예 수사선상에 오르지도 않았다.

검찰은 앞서 김 과장과 김씨를 구속기소 한데 이어 이인철 중국 선양주재 영사와 권 과장 등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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