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아수라장 같은 상황에서도 경보기를 울려 다른 사람들을 피신시키는가 하면 달려들어 범인을 제압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서로 도우며 추가 희생을 막았다면서 이들을 "영웅들"이라고 보도했다.
범인인 2학년 남학생 알렉스 허리벌(16)이 9일 오전 7시께 학교 복도를 달리며 학우 20여명에게 두 개의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을 때 허리벌에게 달려든 샘 킹 교감도 이런 영웅 중 한 명이다.
킹 교감이 달려드는 순간, 이 학교의 또 다른 교감인 호안 멜론과 학내 안전요원들이 가세해 허리벌을 제압하면서 끔찍한 유혈 사태가 종료됐다.
그런가 하면 2학년 남학생 브렛 허트는 친구인 그레이시 에번스를 보호하려다 허리벌이 휘두른 칼에 등을 찔렸다.
에번스는 허트와 다른 부상이 심한 친구들의 상처를 지혈하기 위해 수건 등을 이용, 상처를 강하게 압박하는 등 침착하게 대응해 과다 출혈로 인한 친구들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
남학생 네이트 스미오는 자신도 칼에 찔려 상처를 입은 와중에도 화재경보기를 울려 교내의 다른 학생들을 피신시켰다.
허리벌이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22명을 다치게 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나마 이들의 신속하고 침착하며 용감한 대응 덕분에 더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앨러게니 종합병원 정신의학과의 앤서니 매너리노 박사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특히 사건 희생자가 젊은이들일 때에는 사건 현장에 있었던 영웅들의 존재가 이후 심리적 상처를 극복해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매너리노 박사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동료나 학우들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옳은 일 또는 중요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끔찍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