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무라 문부상은 9일 중의원 문부과학위원회에서 고노담화가 각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 통일 견해로 볼 수 없다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 "(고노담화) 그 자체는 각의에서 결정되지 않았지만 '질문주의서(국회의원이 내각에 질문하는 문서)'에 대한 답변으로, 담화를 계승하고 있다는 취지를 각의 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시모무라 문부상이 거론한 '답변'은 제1차 아베 내각 시절인 2007년 고노담화에 대해 "역대 내각이 계승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시모무라 문부상은 이 답변이 교과서 기술의 기준이 되는 '정부의 통일적인 견해'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교과서 검정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에 입각해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모무라가 수장으로 있는 문부과학성은 지난 1월 초중고교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면서 지리·역사 과목과 관련, '각의 결정이나 여타 다른 방법으로 드러난 정부의 통일적 견해가 있으면 이를 기준으로 서술한다'며 정부 견해를 중심으로 교과서를 집필하도록 유도했다.
이와 관련, 시모무라 문부상은 지난달 26일 중의원 문과위원회에서 "(교과서 기술의 기준이 되는) 정부의 통일된 견해는 현 시점에서 유효한 내각회의(각의) 결정 등으로 표시된 것을 가리킨다.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 자체는 각의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해 한국 측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그 와중에 두 담화 중 무라야마 담화는 명백히 각의 결정을 거친 것으로 확인되자 시모무라 문부상은 최근 자신의 사실 오인을 인정하고, 무라야마담화가 교과서 기술의 기준이 되는 정부 견해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그는 고노·무라야마 담화가 교과서 기술의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자신의 발언을 모두 철회한 셈이다.
아사히는 10일 사설에서 시모무라 문부상이나 고노담화 수정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가해 군 위안부가 날조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쿠라다 요시타카(櫻田義孝) 문부성 부(副)대신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아베 정권의 주변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무책임한 언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들이 자신의 발언이 왜 문제인지를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일이라며 아베 정권의 '갈라파고스화'(세계적인 추세와 동떨어진 것을 좇다 고립된 일본 IT산업을 비꼬는 표현)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고노담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1993년 8월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담화로, 군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2차대전 종전 50주년인 1995년 8월15일을 맞아 무라야마 당시 총리가 발표한 담화로, 식민지배와 침략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