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택시를 탔던 한국인 유학생이 납치된 지 한 달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벌써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한국 경찰과 현지 필리핀 경찰은 지난 8일 오후(현지시간) 용의자 한 명을 체포하고 한 명을 사살한 뒤 젊은 여자의 주검을 확인했다.
유학생의 가족인 남동생은 옷가지를 볼 때 누나의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납치돼 살해된 이 여학생은 마닐라에서 유학중이었다.
납치범들은 지난 3월 3일 이 모 양을 납치한 뒤 친구에게 10여 차례 전화를 걸어와 몸값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 3월 5일 통화를 끝으로 이 양의 안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필리핀 경찰의 대응이 미숙하고 납치사건을 해결할 가능성이 희박하자 한국 경찰관이 파견됐고, 지난 8일 오후에 납치범 접촉을 시도해 한 명을 검거했다.
한국 경찰관이 일찍 필리핀에 파견됐더라면 더 빨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교민들은 "필리핀 경찰의 미숙한 대응과 한국 외교부의 무관심이 화를 불렀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관광객을 노린 범죄이거나 한인 사회에서의 이권 다툼에 따른 범죄가 주로 발생했으나 한국인 여자 유학생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다 살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에는 앙헬레스의 한 식당에서 한국인 남성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한국인이 필리핀에서 피살된 사건은 40건에 이른다.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필리핀으로의 여행과 유학,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됐다.
한국인 남성들의 필리핀 여행도 순수한 관광이 아닌 필리핀 젊은 여성들과의 야릇한 하룻밤을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는 보도가 있다. 30~50대 남성들의 불편한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