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군사독재 협력 기업인 명단 공개 추진

의회 조사위원회 구성해 관련 보고서 작성 예정

아르헨티나 정부와 의회가 과거 군사독재정권(1976∼1983년)에 협력한 기업인들의 명단 공개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훌리안 도밍게스 연방하원 의장은 군사정권 협력 기업인을 밝히기 위한 의회 조사위원회 구성을 위한 법안이 제출됐다고 전날 밝혔다.

의회 조사위는 군사정권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기업인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도밍게스 의장은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해 11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공군 본부 건물에서 발견한 군사정권 비밀문서 1천500건을 최근 공개했다. 비밀문서에는 군사정권 수뇌부의 회의 기록과 실종된 민주 인사의 이름이 적힌 명단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976년 3월24일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가 주도한 군사 쿠데타로 이사벨 페론 대통령 정부(1974∼1976년)가 무너졌다. 비델라는 1981년까지 집권했다.

군사정권은 마지막 집권자인 레이날도 비뇨네(85)가 1983년 12월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에게 정권을 이양하면서 막을 내렸다.

인권단체들은 '더러운 전쟁'으로 불리는 군사정권 기간에 3만여 명이 납치·고문·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폰신 대통령 정부 출범으로 군사정권 인권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는 듯했으나 군부의 반발을 우려한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 정부(1989∼1999년)가 1989년 사면법을 제정하면서 좌절됐다. 그러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 정부(2003∼2007년)가 사면법을 취소하고 나서 2006년부터 처벌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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