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참공부를 해보았는가

[고전의 지혜]

조경구 연구원
경전을 읽는 목적은 진리를 밝히기 위함이요,
역사를 읽는 목적은 옛일을 살펴보기 위함이요,
시문을 읽는 목적은 나만의 글을 짓기 위함이다.
經以明道 史以稽古 詩文以纂言(경이명도 사이계고 시문이찬언)
- 이식 '두실기(斗室記)' '택당집(澤堂集)'
 
우리나라 학생들은 공부를 참 많이 합니다. 어려서부터 대학생이 될 때까지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에 쏟아 붓고, 학교 교육만으로 모자라 학원을 서너 군데씩 다닙니다. 그런데 그렇게 엄청나게 공부를 하고 대학생이 된 그들이 다른 나라 대학생들과의 경쟁에서는 별로 앞서지 못한다니 참으로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식은 자신이 아둔하고 게으른 데다 젊은 시절 자주 아파 독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독서할 때, 경전은 그 의미를 내 몸에 적용해 보았고, 역사책은 사건의 득실을 오늘날의 세상에 비추어 보았으며, 운문이나 산문은 그 뜻을 새겨서 나의 입으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읽다 보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오래 지나도 기억이 잘 났다는군요.
 
그런데 자신보다 훨씬 총명하고 부지런하며 독서도 많이 한 사람들이 오히려 읽은 것을 금방 잊어버린다고 고민하길래, 그들의 독서법을 물었더니, "경전을 읽을 때는 시험에 합격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역사를 읽거나 시문을 대할 때에는 과거 시험에 뽑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었다"고 답하더랍니다.
 
과거 시험만 잘 보려고 공부했으니 시험이 끝나면 금방 잊어버렸고, 시험 통과만을 목표로 맞춤형 암기식 공부를 했으니 내 지식이 되지 못해 결국 세계 젊은이들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닦고 자기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참공부가 필요할 것입니다.

조경구(고전번역원 연구원)

이식(李植, 1584-1647)=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여고(汝固), 호는 택당(澤堂)·남궁외사(南宮外史), 본관은 덕수. 당대의 뛰어난 학자이자 문장가로 문풍을 주도해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이정구·신흠·장유와 더불어 한문 4대가로 꼽혔으며, 여한(麗韓) 9대가로도 꼽혔다. 저서로 '택당집'이 전한다.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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