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재로서는 전술적 가치도 없는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수 백억원의 예산을 들이는 것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소형 무인기 대응 테스크포스팀(TF) 직원들이 이스라엘에 급파돼 라다社의 저고도 레이다인 RPS-42 도입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RPS-42는 저고도로 접급해 오는 1~2m 크기의 소형 무인기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로 탐지거리는 10km 정도이며 대당 가격은 1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실제 도입까지 이어지려면 RPS-42를 현지에서 보고 실제 한국에 시험용도 들여와 산악지형에서 시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RPS-42 10여대를 도입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이미 200억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군이 이런 비판을 의식해 군사적으로나 전술적으로 큰 가치가 없는 낮은 기술 수준의 소형 무인기를 막기위해 수백억원 어치의 신무기 도입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역시 문제다.
RPS-42의 경우 탐지거리가 10km 정도라고 하지만 우리 같은 산악 지형에서는 탐지거리가 이보다 훨씬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데다 갈수록 소형화되고 있는 무인기를 정확히 잡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RPS-42는 탐지 기능만 있을 뿐 탐지한 물체를 타격할 수단과의 연계체계가 없어 타격수단 도입을 위해 또 다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군 일각에서는 타격수단으로 도심에서 사용해도 파편 피해 걱정이 없는 레이저 무기 도입 얘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군 내부에서조차 "스타워즈 찍을 거냐"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THEL과 LaWS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비용도 비용일 뿐만 아니라 이들 무기가 실전에서 성능이 검증된 바가 없다.
특히 운용비용이 싼 것으로 알려진 LaWS의 경우 미군도 아직 실전에 배치하지 않고 시험 운용 뒤 성공 여부에따라 실전 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여기다, 레이더 무기의 경우 태생적으로 비, 구름, 안개 등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적이 이런 기후를 이용할 경우 제성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의 위협이 과장된 것을 잘 알면서도 대통령까지 나서 이를 질책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자 면밀한 검토도 없이 대응카드를 마구 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성 장군 출신의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은 9일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소형 무인기는) 무기체제로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위해 그 많은 예산을 투입을 해야 하느냐"며 군의 이같은 성급한 무기도입 추진을 질타했다.
군 관계자 역시 "북한 소형 무인기가 크게 이슈가 되다보니 훨씬 큰 위협에 대한 대응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아주 작은 위협이 최우선 순위가 된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