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미국 대통령 "흑인 차별 여전"

'민권법 정상회의' 기조연설…"남녀차별 역시 이어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89)이 미국민권법(공공장소에서 인종 차별을 금지한 법) 제정 50주년이 된 현재까지도 흑인에 대한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 열린 '민권법 정상회의'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교육과 고용 부문에서 흑인과 백인은 현재까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흑인의 실업률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사실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의 흑인 실업률은 지난 2월 12%로 백인(5.8%)의 두 배에 달했다.

그는 이어 "남부의 상당수 학교에서는 여전히 인종 차별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그럼에도) 우리는 '존슨 전 대통령이 모든 것을 해놨기에 더 이상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느끼고 있다"며 인종 차별 해소 노력이 "휴면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의 임금 차이를 예로 들며 남녀차별 역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은 동성애 결혼을 지지한다며 언젠간 동성애 결혼이 미국 모든 주에서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기업·노동조합의 정치 자금 제공 액수에 제한을 둘 수 없다는 미국 대법원의 2010년 판결이 미국 사회의 정치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대법원의 정신 나간 결정 때문에 정치판에 돈이 홍수처럼 밀려들고 있다"며 "이 돈이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광고에 쓰이며 텍사스, 조지아 같은 곳엔 정치적 양극화를, 워싱턴엔 상대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민권법 정상회의는 존슨 전 대통령이 주도한 민권법 제정 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이곳을 찾아 8~10일 연설할 계획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