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노든은 8일(현지시간) 유럽 최고 인권감시기구 유럽평의회의 청문회에 화상 연결을 통해 나와 "NSA가 몇몇 시민단체와 비정부기구(NGO)의 수장이나 직원들을 타깃으로 삼아왔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이어 '미국이 국제앰네스티(IA)나 휴먼라이트워치(HRW) 등 주요 인권 단체나 이에 준하는 지역·국가별 단체의 민감한 대외비 내용 역시 사찰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물어볼 것도 없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NSA의 불법 활동을 폭로한 뒤 홍콩을 거쳐 러시아로 도피한 스노든은 현재 모스크바 인근 모처에서 은신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신변위협 때문에 외부 노출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 화상 회의 형식으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스노든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폭로한 NSA의 감시 활동과 같은 일이 "근대 이후로 시민의 권리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했다"며 "이 같은 저인망식의 대규모 감시는 사회를 덜 자유롭고 또 덜 안전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또 NSA가 무고한 시민까지 사찰하는 감시 방법을 버리고 "북한이나, 테러리스트"와 같은 특정한 타깃만을 엿듣는 전통적인 감시 방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각종 기술을 남용한 감시가 대량으로,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대규모 감시 (방지) 협약'과 같은 새로운 준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노든은 같은 날 공개된 미국 잡지 '배니티 페어' 5월호에 단독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홍콩 도피 당시 스파이 혐의를 피하고자 본인의 신용카드로 호텔비를 결제했으며 자신은 현재 NSA의 비밀문서를 한 건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선 "나는 (그와 달리) 반 기밀주의가 아니라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쪽"이라며 "우리는 같은 이념을 공유하진 않는다"라 말했다. 또 스스로의 정치적 성향은 "중립적"이라 표현했다.
한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소재 해군사관학교에서 한 연설에서 스노든을 "불완전한 메시지 전달자"라고 칭했다고 미국 ABC 방송이 전했다.
그는 스노든이 개인의 자유와 국가 안보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사생활 보호와 안보를 대립적으로 보는 시선은 잘못된 것이라며 충분한 투자가 이뤄진다면 미국은 그 두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