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간 케리…옛 동료 의원들 '외교失政' 질타

우크라·이란·시리아·중동 현안 놓고 비판 쏟아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친정인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옛 동료 상원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공화당 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실정'을 질타한 것이다.

의원들은 장관으로 옮기기 전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케리 장관을 상대로 3시간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합병, 이란 핵협상, 시리아 내전 등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의원은 시리아, 중동, 이란 현안과 관련한 협상이 지지부진한 점을 들어 케리 장관이 '3관왕'(트라이펙터)을 눈앞에 뒀다고 비꼬았다.


부정적인 의미의 트라이펙터는 경기 선행·동행·후행지수 등 세 가지 주요 경제 지표가 동시에 부진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매케인 의원은 그러면서 "주요 외교 현안에서 이 정부는 정말 심각하게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리 장관에게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말은 유연하게 하되 힘은 과시하라(carry a big stick)'는 원칙이 있었다고 상기시키기도 했다.

매케인 의원은 "지금 이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허풍은 크게 떨면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동료였던 매케인 의원에게 당시 종전 협상에 수년이 걸렸다며 모든 것을 실패로 돌리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당신 친구인 테디 루스벨트도 뭔가 이뤄내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고, 우리(오바마 행정부)도 뭔가 이뤄내려고 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리치(공화·아이다호)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담한 행동과 크림 반도 합병은 오바마 정부 정책이 '제어 불가능한 상태로 흘러가는' 또 다른 신호라고 비판했다.

케리 전 위원장의 후임이자 같은 당 소속인 밥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외교위원장도 이란 핵협상에서 서방이 지나치게 양보한다고 질타했다.

대 이란 강경파인 메넨데즈 위원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이란에 더 많은 경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벤 카딘(민주·메릴랜드) 의원은 수만명의 시민 희생을 초래한 시리아 내전과 교착 상태를 보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정 협상을 물고 넘어졌다.

케리 장관은 "외교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달게 받겠다. 그러나 적어도 몇몇 현안에서 최소한 진전을 보이려 애쓰고 있고 일부 그럴 기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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