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일방 인상 가스대금 지불 못해"

우크라 에너지 장관, EU 에너지 담당관과 회의 뒤 밝혀

우크라이나가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대폭 인상한 가스 대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프로단 우크라이나 에너지·석탄산업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귄터 외팅어 유럽연합(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과 회담한 뒤 "러시아가 제시한 새 가스 공급가는 정당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로단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경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가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천 입방미터(㎥)당 500달러의 가스 가격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가 크림 병합 이후 자국 흑해함대의 크림 주둔에 따른 가스 공급가 할인 혜택을 폐지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흑해함대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 중이며 이에 따른 가스 공급가 할인 합의는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프로단은 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뿐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유럽으로의 러시아 가스 공급도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경제개발·통상 장관 파벨 셰레멧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와의 가스 가격 협상이 마무리돼야만 러시아에 연체 대금을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가스 대금 일부와 지난달 가스대금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체 대금은 지난 3일 기준으로 22억 달러에 달했다고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주장했다.

크림 병합 등으로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1일부터 대(對)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가를 종전보다 80% 이상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합의됐던 할인 혜택을 취소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에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키는 대가로 제공해 오던 할인 혜택도 폐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1천㎥당 268.5 달러였던 가스 공급가는 1일부터 485.5 달러로 올랐다.

외팅어 집행위원과 프로단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가스 확보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공급받는 EU 국가가 다시 우크라이나로 가스를 역수출하는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앞서 유럽으로부터 가스를 역수입할 경우 러시아 직수입 가격보다 1천㎥당 100~150 달러 싸게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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