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들판 그림 속 단발소녀 '무인기 공격 그만'

예술가들 무인기공격 폐해 경각심 일깨우려 대형초상화

미국의 무인기 공격이 잦은 파키스탄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주(州)의 한 들판에 파키스탄 소녀의 대형 초상화가 등장했다고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초상화는 들판에 고정된 채 '누워' 있고, 상공에서 보면 총기 어린 눈을 가진 단발 소녀가 손을 명치 쪽에 모은 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인기 조종사들에게 '죄 없는 민간인이 죽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프랑스, 파키스탄, 미국 예술가들이 기획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프로젝트 이름은 '벌레 잡기(Bug Splat)가 아녜요'다. 벌레를 잡았다는 말은 무인기 조종사들이 목표 인물을 성공적으로 제거했을 때 쓰는 속어로, 조종사가 보는 회색 화면에서 사람이 죽는 게 마치 벌레를 때려잡은 것처럼 보이는 데서 나왔다.

예술가들은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이제 조종사들이 무인기가 보내는 화면을 볼 때마다 들판에 있는 익명의 점들(목표 인물)이 아닌 무고한 어린이 희생자의 얼굴이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들이 동정심을 느껴 자기성찰을 하게 만들고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나오게 해 궁극적으로 무고한 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전했다.

초상화의 주인공이 된 파키스탄 소녀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녀 역시 부모와 두 동생을 모두 미국의 무인기 공격에 잃은 피해자라고 예술가들은 밝혔다.

영국의 비영리 언론단체 '탐사보도협회'(BIJ)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해들어 최근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무인기 공격과 관련해 파키스탄에서만 최대 3천718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이 중 민간인은 많게는 957명, 어린이도 202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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