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에게는 문태종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형제지만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상 적이다. 코트 밖에서는 웃어도 코트 위에서는 승부욕을 발휘해야만 한다. 유재학 감독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아무래도 형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챔피언 자리를 놓고 펼치는 형과의 제대로 된 맞대결. 정규리그에서 평균 14.8점을 넣었던 문태영은 챔피언결정전 1~4차전에서 평균 21점을 몰아넣었다. 문태종의 18.5점보다 많은 득점이었다. 유재학 감독도 "정규리그보다 득점이 많으니 잘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만족스러워했다.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문태영이 형 문태종 앞에서 활짝 웃었다. 문태영은 24점, 7리바운드, 4스틸의 전천후 활약으로 모비스의 66-65 승리를 이끌었다.
LG 김진 감독은 1~4차전과 달리 김종규 대신 기승호를 투입해 문태영에게 붙였다. 4차전에서 당했던 데이본 제퍼슨에 대한 수비를 깨고, 또 문태종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전술이었다.
하지만 문태영은 더 펄펄 날았다. 기승호를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로 몰아넣더니 문태종, 김영환이 달라붙어도 계속 림을 향해 날았다.
문태영은 경기 후 "정규시즌보다 조금 더 쉴 수 있다는 부분, 연습 강도가 낮다는 부분이 좋다. (스틸 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의 눈을 읽으려고 했다. 공이 날아가는 방향을 예상하고 길목을 잘랐다"면서 "형, 살살하고 집에 좀 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