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국방장관, '방공식별구역' 놓고 날선 공방

中 "군 동원해서라도 영토수호"…美 "중국, 일방적 선포 권리 없다"

중국과 미국의 국방당국 수장이 베이징에서 중국군의 동중국해(동해) 방공식별구역 선포 문제와 관련해 민감하고 날 선 발언들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중국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외빈 접견실로 사용되는 '바이다러우'(八一大樓)에서 창완취안(常万全)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했다.

중국중앙(CC)TV는 창 부장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빈번한 만남을 통해 소통한 것은 과거에는 많이 볼 수 없었던 일로 최근의 중미 신형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창 부장이 헤이글 장관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창 부장은 이날 헤이글 장관을 '라오펑여우'(옛 친구)로 지칭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창 부장이 헤이글 장관에게 "중대한 군사훈련과 관련해 상호통보하는 기제를 건립하는 것과 해공군의 군사안전(안보)문제와 관련한 행위준칙에 대해 두 가지 상호신뢰 기제를 건립하는 문제에서 양측은 실질적 협상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양측이 '7가지 공통인식'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에 대해 양국은 더욱 개방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방군보는 양측이 대만, 남중국해(남해), 동중국해, 한반도문제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외신들에 따르면 두 장관은 동중국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민감한 발언들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헤이글 장관과 동행한 AP, AFP통신 등은 헤이글이 회담에서 창 부장에게 중국이 영유권 갈등에 있는 섬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권리가 없으며 미국은 중일갈등과 관련해 일본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창 부장은 일본과의 갈등을 야기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중국은 영토수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군을 사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받아쳤다.

전날 중국 칭다오(靑島)에 있는 중국 해군기지에 도착해 중국의 유일한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두 시간가량 타는 것으로 첫 방중 일정을 소환한 헤이글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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