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먹는 여성들'(Women Who Eat on Tubes)이라는 이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런던 지하철 안에서 음식을 먹는 여성들의 사진이 다수 올라 있다. 7일(현지시간) 현재 회원 수만 1만8천여명이다.
하지만 이들 사진 대부분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된 것으로 보이고 우스꽝스럽거나 기괴해 보이는 것도 많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낯선 사람 망신주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구나 대부분 여성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올려놨을 뿐 아니라 촬영시간과 노선, 여성이 먹는 음식까지 설명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 게시판에 샐러드를 먹는 사진이 게시된 소피 윌킨슨은 "부당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상처받았다"며 수치심을 느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썼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넬 프리젤은 가디언 기고문에서 이 같은 사진 게시가 일종의 '관음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통 당국은 당사자의 거절이 없는 한 지하철에서 사진 촬영이 불법이 아니기에 제지할 수는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당국은 "지하철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이들이 상식을 갖고 다른 승객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원하지 않는 사진이 찍히거나 촬영에 악의가 있다고 생각하는 승객은 경찰이나 직원들에게 말해달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페이스북 페이지의 소개란에는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판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의 입장에서 지하철에서 음식을 먹는 여성을 격려하고 칭찬하려는 것"이라는 글이 게시됐다.